[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유저는 자유경제원이 개최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시를 짓는 공모전에 입선했다는 글과 인증샷을 올렸다. 해당 유저는 입선 상금으로 받은 10만원으로 여자친구와 고기를 먹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 그가 올린 작품이 일반적인 시가 아닌 숨겨진 내용이 있어 커뮤니티와 넷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커뮤니티 루리웹에 올라온 인증샷

‘우남찬가’라는 제목을 가진 이 시는 겉으로 보기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며 찬양하는 내용이지만 시의 첫 글자만 읽어보면 전혀 다른 내용이 펼쳐진다.

이 시의 첫 글자만 읽어보면 ‘한반도분열, 친일인사고용, 민족반역자, 한강다리폭파, 보도연맹 학살’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열거되고 있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가로로 된 글에서 세로로 다른 내용을 나타내는 것을 이른바 ‘세로드립’글이라고 한다.

자유경제원의 이번 공모전에서 이런 세로드립글은 ‘우남찬가’뿐이 아니다. 영작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To the Promised Land’라는 제목의 시는 앞글자만 따서 읽으면 ‘NIGAGARA HAWAII’가 된다. 하와이로 망명을 간 이승만 대통령을 비꼰 글이다.

이 두 편을 포함한 수상작들은 지난 24일 시상식을 거쳤으며 출간까지 마쳤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챈 자유경제원 측은 4일 수상을 취소하고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이 역사적인 인물로 다양한 평가가 가능하고 ‘심사’라는 단계를 거쳤음에도 걸러내지 못한 부분이 있어 책임의 소재가 어디로 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장난 비슷하게 제출한 기사가 입선이 된 아이러니. 앞으로 이런 종류의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상황을 염두하고 심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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