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 디자인 최지민pro]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20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에 방문해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미국과 쿠바는 지리상으로는 매우 가까운 나라지만 외교상으로는 가장 먼 나라들이다. 이들은 왜 이렇게 됐을까?

1898년 발발했던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미국은 승리하여 스페인은 식민지였던 쿠바를 미국에 넘겨주게 된다. 종전 후 쿠바는 3년 동안 미국의 군정 하에 들어갔고 쿠바의 중추적 기능은 미국의 자본이 장악하여 사실상 미국의 식민지가 된다.

그러나 1959년 1월 피델 카스트로가 체게바라와 함께 미국의 동맹이었던 풀헨시오 바티스타 군사 독재를 무너뜨린 ‘쿠바혁명’으로 아메리카 대륙 유일의 사회주의 국가가 된다.

자유주의 국가의 중심인 미국은 이렇게 성립된 피델 카스트로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존 F. 케네디 정권의 피그스 만 침공(1961. 04)이다.

케네디는 CIA를 통해 쿠바 망명자들이 쿠바 정권을 무너뜨리는 피그스 만 침공을 감행하는 ‘몽구스 작전’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 작전은 실패하여 군인들이 모두 생포되거나 사살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 때문에 쿠바는 1961년 1월 미국과 국교를 단절하게 되었고, 미국의 압력에 몰린 쿠바는 소련에 기대려 하였다. 쿠바는 소련의 핵미사일을 자국에 배치하여 미국의 침공을 막아내려 했다.

이런 쿠바와 소련의 친분관계는 3차 세계대전 혹은 핵전쟁의 공포를 몰고 왔다. 이에 미국과 소련은 위기를 피하기 위해 미국이 쿠바에 침공하지 않겠다는 구두약속을 하게 된다.

가까스로 핵전쟁은 피했지만 미국은 소련에 붙었던 쿠바에 외교적, 경제적으로 완전한 봉쇄정책을 단행한다.

미국은 쿠바의 독재를 이유로 민주화를 해야 한다며 통상 제재를 지속하여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쿠바 출신의 이민자나 망명자들의 본국 송금도 차단되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정권에 들어서면서 미국은 쿠바에 대한 관계 개선에 나선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은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미국은 쿠바와 새로운 시작을 추구한다."는 표명과 함께 47년 만에 쿠바에 대한 봉쇄정책을 일부 해제했다.

또한 미국에서 쿠바로 쿠바계 미국인 150만 명이 쿠바 여행을 자유롭게 하도록 하고, 송금을 제한 한 것을 철폐했다. 그리고 통신 규제 완화와 함께 항공노선을 개설하는 것도 검토하며 냉랭했던 쿠바와의 관계를 서서히 풀었다.

그리고 지난 3월 20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88년 만에 쿠바인들이 사랑하는 미국 야구단과 함께 쿠바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서 미국과 쿠바의 건설적인 미래 관계에 대해 강조하고 쿠바의 민주주의 개선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연설로 큰 갈채를 받았다. 쿠바와 미국을 막고 있던 커다란 벽이 사라져 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으로 관계 개선에 급물살을 타게 된 미국과 쿠바. 이 두 국가가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보이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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