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2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입니다.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은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집회를 벌이다 경찰의 발포에 의해 희생된 69명의 시민들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66년 3월 21일 UN 총회가 이날을 세계인종차별철폐의 날로 정하고 올해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출처-pixabay)

50주년을 맞은 세계인종차별철폐의 날. 그렇다면 인종차별에 대한 현주소는 어떨까요?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가 도내 17개국 출신 외국인 주민 560명을 설문조사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가량이 일터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답했습니다. 일터에서 ’차별이 매우 심하다‘는 응답은 13.0%, ’차별이 약간 심하다‘는 답은 30.7%로 전체의 43.7%가 일터에서 차별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이는 ‘거리나 동네에서 차별을 느꼈다’는 응답(26.4%)의 1.7배, 공공기관(18.8%), 상점‧음식점(18%), 외국인 지원 단체(15%)에서 차별을 느꼈다는 답의 2∼3배에 달하는 수치여서 일터에서의 차별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실태는 지난 14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요. 여가부가 지난해 9∼11월 성인 4000명과 청소년 3640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53.95점으로 간신히 낙제점을 면한 수준이었습니다.

이 지수는 문화 개방성, 고정관념, 차별, 세계시민행동 등 8개 구성 요소별 점수를 종합해 산출했는데 4년 전과 비교하면 이주민을 거부·회피하는 정서나 고정관념은 약해졌지만, 일방적인 동화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이주아동 인권 문제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권위가 지난해 7∼10월 진행한 ’이주아동 발달권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이주 아동들은 학업, 학교생활, 또래 집단과 가족 등과의 관계에서 차별 등 다양한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에 맞춰 고교에 입학하려 했지만 학교에서 이주 아동이라는 이유로 거부해 중학교 3학년으로 학령을 낮춰 입학한 사례, 피부가 검다며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사례, 태권도를 익혔지만 무국적 상태라며 승품 심사에 참여할 자격을 박탈당한 사례 등이 보고됩니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는 인종차별이 철폐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아동들에 대한 인종차별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뿐 아니라, 넘어설 수 없는 벽이 만들어 집니다. 세계인종차별의 날이 지정 된지 50주년이 되는 지금.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에 맞는 인식변화와 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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