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자살 1위 다리라는 오명을 쓴 마포대교는 2012년부터 ‘생명의 다리’ 캠페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캠페인 이후 오히려 마포대교에서 자살 시도자가 큰 폭으로 늘면서 자살 장소를 홍보하는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철거논란이 거세졌다. 서울시는 현재 생명의 다리 철거 계획은 없으며 추가 장벽 설치 등의 자살방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마포대교는 1.9㎞ 난간 양쪽에 따뜻한 문구들과 조명으로 마음을 위로하여 시민들의 관광명소로 주목받았다. 또한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칸 국제광고제 등 세계 광고제에서 39개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자살시도자가 2012년 15명에서 2014년 184명으로 16배가 급증하며 되려 자살명소라는 오명을 얻었다. 즉 오히려 자살을 연상시키는 글귀들로 '자살하지 않아야 할 곳'이 '자살하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로 인식되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일컬어 ‘백곰효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백곰 효과란 특정 생각을 하지 말라고 주문을 하면 사람들이 오히려 그 특정 생각을 하게 되는 효과이다. 백곰효과는 ‘백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지시문을 주면 오히려 더 그 지시문을 연상시켜 생각이 더 많이 난다는 실험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마포대교 위에 있는 자살을 연상시키는 단어 같은 것들이 오히려 자살시도자들에게는 자살을 더 생각하게 만드는 연상효과를 유발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백곰효과는 비단 마포대교에만 국한 되지 않는다. 우리는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TV 보지마!’, ‘스마트폰 만지지마!’ 등의 훈육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러한 경우 아이들 대부분 잇단 경고에 오히려 더 하고 싶은 욕구를 갖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다 부모가 없는 경우 그 누누이 부모들에게 제한되었던 ‘TV’, ‘스마트폰’ 등의 욕구를 마구 표출 하는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이렇듯 특정 욕구를 방지하고자 계속해서 거론하게 되면 오히려 그 특정 생각이 더 나게 되는 ‘백곰효과’. 혹시 가정이나 학교, 직장 등 사회 전반에서 오히려 자주 거론되어 역효과가 발생하는 제재, 회유가 ‘백곰효과’의 부작용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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