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군인들은 군대에서 쓰는 말투가 따로 있다. 익히 알다시피 ‘다나까’ 말투다. 다나까란 후임들이 선임들에게 높임말을 쓸 때 말 끝 맺음을 ~했습니‘다’, ~했습니‘까?’처럼 ‘다’ 나 ‘까’를 일상적으로 쓰는 ‘요’등의 말 대신 쓰는 것을 말한다.

이는 군대 상하관계의 확립과 군 기강을 목적으로 사회에서 쓰는 부드러운 말 대신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말투였다.

지난 24일 국방부는 병영문화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언어순화 지침을 하달했는데 해당 내용에 따르면 그간 병영 내에서 금기시 됐던 ‘해요’체를 앞으로는 사용해도 된다.

▲ 이제 병영 내에서 다나까와 압존법을 쓰지 않아도 된다(출처/tvN 푸른거탑)

그 동안 병영 내에서는 어떤 군법이나 규칙에도 ‘다나까’를 쓰라는 내용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높임말로 지정이 되어 있었다. 억지로 다나까를 쓰다 보니 뒤에 ‘~말입니다’라는 어법에 맞지 않는 어미가 생기는 등 심각한 언어 파괴 현상도 발생했다.

이를테면 ‘식사하셨어요?’로 말 할 것을 ‘식사하셨습니까?’ ‘식사 하셨지 말입니다?’처럼 딱딱하고 어법에 맞지 않게 쓰게 된 것이다.

이번 언어순화 지침은 다음달 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일과 이후 생활관에서 사적인 생활을 할 때 해요체를 사용하여 자연스럽고 밝은 병영 분위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또한 압존법 역시 사라진다. 압존법은 문장의 주체가 화자(말하는 사람)보다 높지만 듣는 사람보다 낮을 때 그 주체를 듣는 사람보다 낮추는 말이다. 예를 들어 “김 병장님, 강 상병은 화장실 갔습니다.”처럼 자신이 강 상병보다 계급이 낮지만 김 병장이 강 상병보다 계급이 높기 때문에 강 상병을 낮춘 것이다. 압존법은 어법에 맞는 문법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 압존법 역시 과도한 서열 문화를 조장한다며 전면적으로 금지시킬 것을 결정했다.

그 동안 다나까의 존재는 군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군대의 딱딱한 분위기와 사람 사이의 벽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신병이 다나까를 실수만 해도 엄청난 구타를 당할 정도로 사회와 군대를 구분 짓는 잣대로 이용이 됐다.

이처럼 과거 군대의 병폐라고 할 수 있지만 전통처럼 내려져왔고 정작 군인들은 별 불편함 없이 써왔기 때문에 고쳐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문제.

하지만 이런 사소할 수도, 크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부터 개선시키는 것이 병영생활 개선의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내 자식이, 내 형제가, 내 친구가, 사람이 부딪히며 살아야 하는 곳에서 지나친 격식으로 고통을 받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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