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최근 뮤지컬의 인기가 높아지며 그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뮤지컬 배우의 연기 뿐 아니라 부르는 노래의 인기와 함께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매해 관객 수 기록을 갈아 치우는 등 각종 화제를 만들고 있다.

뮤지컬 공연 영화와 가장 큰 차이점은 서너명의 배우가 돌아가며 공연을 직접 진행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관람을 할 당시 배우와, 좌석의 위치 등에 따라 전체적인 분위기와 느낌 등을 다르게 느낄 수 있따는 것이다.

▲ [사진/픽사베이]

뮤지컬의 이러한 특성이 그 인기와 맞물려 한 작품을 여러 차례 관람하는 관객이 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에서 같은 작품을 두 차례 이상 본 관객이 구입한 티켓 판매 금액이 전체 티켓 판매액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같은 공연물 작품을 보고 또 보는 '회전문 관객'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통계 수치로 확인됐는데, 인터넷 티켓 예매 사이트가 지난해 뮤지컬 티켓을 구매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같은 뮤지컬을 한 번만 본 관객이 구입한 티켓의 판매액은 전체의 49.4%였으며, 2회 이상 본 관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50.6%로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같은 뮤지컬을 6회 이상 본 마니아 관객은 전체 관객의 5.8%였고, 이들이 티켓 구입에 지출한 금액은 전체 티켓 판매액의 25.7%에 달했다. 소수 마니아 관객이 뮤지컬 티켓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10번, 20번은 기본이요 장기 공연에선 100번 이상 반복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이 있을 만큼 뮤지컬 관개의 충성도가 높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회전문 관객의 파워를 반영하듯 뮤지컬 공연계에서는 ‘전 캐 찍기(모든 캐스팅을 다 관람하기)’라는 은어까지 등장했다. 회전문 관객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업체들의 마케팅도 진화하고 있다. 여러 번 보면 30~50퍼센트 이상 할인해주는 ‘재관람 할인’은 뮤지컬계의 일반적인 마케팅으로 자리 잡았고 열 번 관람하면 한 번은 공짜로 볼 수 있는 쿠폰 스티커 제도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회전문 관객의 충성도를 이용해 대형 뮤지컬들이 주요 배역을 많게는 다섯 명까지 멀티 캐스팅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뮤지컬 장르는 개인기보다 서로의 호흡과 조화가 훨씬 더 중요한데 주인공 배역이 다섯 명씩 되면 리허설 시간은 5분의 1로 줄어들게 되고 관객들은 그만큼 연습이 덜 된 공연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지나친 멀티 캐스팅이 뮤지컬의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뮤지컬의 인기를 타고 생겨난 같은 공연을 여러 차례 관람하는 ‘회전문 고객’. 그들의 공연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뮤지컬계는 점점 그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는 뮤지컬 업계의 바른 성장이 뒤따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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