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개그우먼 김 숙이 JTBC '님과함께2-최고의 사랑'에서 윤정수와 함께 가상 부부로 출연하면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의 인기 포인트는 바로 ‘가모장(家母長)’적인 행동을 당당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 김숙_ 공식홈페이지

김 숙은 기존 여성 연예인에게 요구되던 ‘예쁘고 착하며 조신하고 귀여운’ 매력을 던져버리고, 오히려 남자에게 “조신하고 살림을 잘 할 것”을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어디 여자가 일하고 왔는데 남자가 얼굴을 찌푸리고 있어", "남자 목소리가 담장 밖을 넘어가면 패가망신 한다", "여자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가야 잘 산다는 말이 있어"라는 등의 언변으로 가상남편 윤정수를 제압한다. 익숙하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김 숙의 대화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세대가 아내에게 하던 말을 고스란히 성별만 바꿔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윤정수는 반발하지 못하고 주눅 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김 숙에 의해 ‘가모장주의’가 개그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 '오빠는 내가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울 거야' [출처= 최고의 사랑 캡처]

‘걸크러쉬’를 자극하며 인기의 궤도를 달리고 있는 김 숙은 1995년 KBS 개그맨 공채로 데뷔했고 긴 무명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중 당시 개그맨들의 꿈이었던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에서 따귀소녀로 인기를 얻으며 주가를 키워나갔다. 이후 그녀는 스타밸리 단체 하차 사건으로 SBS의 웃찾사로 이적했고 ‘난다김'이란 복부인 캐릭터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한 가수 현미 모창이나, 이영자를 흉내 내는 등 성대모사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대 예능계에 점점 남성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다른 여자 연예인처럼 김 숙의 자리도 위태해졌다. 그녀는 ‘무한걸스’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면서 자리를 지켜나갔다. 그렇게 오랜 방송 활동 동안 털털한 성격으로 많은 선후배와 친분을 맺었는데 유재석, 이영자, 송은이, 박미선 등과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또한 후배 김신영은 김숙의 조언 덕분에 개그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니, 그녀의 말 덕분에 스타가 탄생하기도 한 것이다.

▲ 개그우먼 동료 송은이와 함께 _ 출처 네이버 PHOLAR 김 숙 페이지

이토록 꾸준히 예능계에서 활동 해온 김 숙이 ‘개그’만 잘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게임단을 운영하려고 게임을 시작했는데, 그만 본인이 중독되어 2년 동안 게임만 하고 지냈다. 그 덕분에 게임과 컴퓨터에 있어서는 지식이 해박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가야금과 피아노 그리고 기타 연주까지 공부하고 있으며 ‘목공’을 배운 지는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책상이나 의자를 직접 만들기도 하며, 직접 옷을 만들기도 한다고 한다는 그녀는 종종 여행을 다니며 인생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고 말한다.

▲ 개그우먼 동료 송은이와 함께 [출처= 네이버 PHOLAR 김 숙 페이지]

이처럼 일과 삶을 조화롭게 유지하며 꾸준히 예능활동을 해온 그녀가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가모장적인 모습은 오랜 세월 동안 여성에게 요구 되었던 “착하고 조신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던 여성들에게 ‘해방감’을 주었다. 김 숙이 가상남편 윤정수에게 “꽃집 하는 남자가 제일 조신해 보인다”며 “오빠는 그냥 온실 속의 화초처럼 지내면 된다”고 하는 말이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냈다는 것은 우리들 무의식에 깔려있던 성차별적인 요소를 깨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개그로써 우리들 내면에 깔려 있던 이분법적인 성의 구별과 차별을 수면 위로 드러나게 한 그녀가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으로 예능계에서 지지 않는 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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