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최근 배우 강동원과 황정민 주연으로 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검사외전>이 ‘스크린 독과점’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CGV점에서 상영예정이던 <쿵푸팬더3>를 취소하고 <검사외전>을 상영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결국 쿵푸팬더3를 보려했던 관객은 다른 상영관을 찾아 헤매야 했고, 다른 영화를 보고 싶어 해당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검사외전 밖에 선택권이 없었다.

실제로 전국 영화관의 스크린 절반 이상이 검사외전을 상영하고 있는 중이며, 검사외전이 흥행하면서 헐리우드 영화 기대주인 ‘데드풀’이 힘을 잃고 있다. 이 상황은 불과 10여전 한국 영화 상영일 수가 146일에서 73일로 줄어드는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던 것과 매우 상반되는 결과이다. 불과 10년 전에는 헐리우드 영화에 밀려 힘을 못 쓰던 우리나라의 영화계에서 최근 몇 년 사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경우가 헐리우드 영화보다 많아지고 있다.

▲ [사진= 영화 '검사외전' 포스터]

그 이유는 영화의 질이 높아져서도 있지만 바로 영화계의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CJ 계열사인 CGV가 보유한 스크린 수는 975개, 롯데 계열사인 롯데시네마는 753개로 전체 스크린 중 점유율은 CGV가 40.2%, 롯데시네마가 31%이다. 만약 CGV가 CJ엔터테인먼트 영화만 상영하기로 작정한다면 CJ계열 영화만 전국 극장의 반 가까이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영화의 다양성’이 저해되기 때문이다. 사실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하는 영화를 CGV에서 모두 골고루 상영하기만 해도 문제가 덜 될 것이다. 이번에 갑작스럽게 취소된 ‘쿵푸팬더3’도 사실은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영화였지만 ‘검사외전’이 상업성이 더 크다는 이유로 쿵푸팬더3가 걸리는 스크린 수를 줄인 것이다.

실제로 돈 될 것 같지 않은 영화, 대기업이 투자·배급하지 않은 영화가 스크린에 아예 걸리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영화산업은 1000만 관객이 넘는 ‘대박’아니면 50만이 안 되는 ‘쪽박’으로 극과 극으로 갈리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다양성이 떨어지면 피해는 관람객 뿐 아니라 극장에도 고스란히 돌아간다. ‘검사외전’ 같은 큰 규모의 영화가 나오지 않는다면 대작에만 길들여진 사람들이 극장을 찾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스크린쿼터가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모든 한국 영화가 아니라 독립영화에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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