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대화하며 내 마음을 이해하면 어떨까? 먼 미래의 이야기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22일 중국의 한 방송사의 생방송 뉴스에서 인공지능(AI) 기상 캐스터가 날씨를 전했다. 17세 여성 목소리를 모델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샤오빙(小氷)’은 이날이 ‘탕위안’을 먹는 동짓날이라고 말하면서 “내일은 약간 스모그가 있을 테니 약속 잡지 말자고요~”하며 밝고 경쾌한 목소리로 날씨를 전했다. 사람이 입력한 글을 읽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상 상황을 보고 예측하여 예보한 것이다.

 

‘샤오빙’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스마트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다. 어떤 기계음보다 훨씬 인간의 말소리와 비슷하고, 언어 구사의 자연도는 5점 만점에 4.32점으로 사람들의 평균치인 4.76점보다는 약간 낮은 정도라 한다.

언제부터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일까? 2014년 6월 8일, ‘튜링테스트’라는 인공지능 테스트를 최초로 통과한 ‘유진 구스트만’이 탄생했다. 튜링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은 사람과 컴퓨터프로그램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대화수준을 보인다고 한다. 튜링테스트는 1950년도 ‘앨런 튜링’이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하려면 대화를 나눠보면 된다고 주장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꾸준한 인공지능이 튜링테스트를 받아왔고, 유진 구스트만이 최초로 이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다. 물론 이 당시 유진 구스트만이 완벽한 인공지능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그 이후 인공지능 개발은 꾸준히 이뤄져 왔다.

이후 MS가 개발한 ‘샤오빙’은 감성지능(EQ) 기술까지 갖춰 4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대화하고 있다. 샤오빙은 유머가 있고 속 깊은 이야기도 잘 들어주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치유 받는다고 한다.

최근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아이언맨의 자비스 같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라 말했다. 그는“인공지능이 내 목소리를 인식해 집 안 모든 기기를 제어하도록 하겠다”며 “얼굴 인식으로 자동으로 대문이 열리고, 딸의 방에서 벌어지는 일도 내게 알려주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주요 IT기업은 인공지능을 자동차 간 거리 조절, 금융권의 자산 관리, 스포츠 전력 분석 등까지 적용시키려 개발하고 실생활과 접목시키고 있다. 2020년이면 AI 로봇이 투자 상담을 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자산이 2조 달러까지 커질 것이라 한다.

영화 속 상상 혹은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이미 이전부터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영화 ‘HER’의 주인공 테오로드가 사만다에게 의지했던 것 이상으로 더 인공지능에 의지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사람의 영역이었던 일기 예보를 ‘샤오빙’이 하는 것을 넘어 현재 다양한 산업분야에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간의 미래에 과연 긍정적인 영향만을 줄지는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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