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약 10년 전 대한민국의 화두는 ‘웰빙’이었다. 라이프 스타일부터 소비문화까지 웰빙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은 조금 달라 보인다. 말 그대로 ‘헬조선’이다. 우리의 현실을 헬조선이라 표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청년층이며, 그들의 언어사용을 보면 지금의 현실이 잘 녹아 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지난해 알바천국이 만 19세 이상 30세 미만 청년 989명을 대상으로 공감되는 신조어를 조사한 결과 '금수저, 흙수저'(44%)가 1위로 나타났다. 이어 2위는 '헬조선'(29.9%)이 차지했다.

3위는 '열정페이'로 11.4%로 집계됐으며, 무급 또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며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의미한다. 4위는 8%의 지지를 얻은 'N포세대'이며 연애‧결혼‧취업 세가지를 포기한 3포세대와 결혼‧출산‧인간관계‧집‧꿈‧희망을 포기한 7포세대에서 파생된 말로 급기야 모든 것을 무한대로 포기하는 세대를 의미한다.

▲ 출처 - 시선뉴스 카드뉴스DB

5위는 '노오오력'(3.1%)이었다. '노력'을 길게 발음한 노오오력은 노력만 강조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가 없는 사회를 풍자한 말이다. 6위는 '타임푸어'(일에 쫓겨 자유시간이 없는 사람 또는 그런 현상, 2.2%), 7위는 '빨대족'(30대 이후의 자녀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경제적 도움에 기대 살아가는 사람, 1.5%)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인턴생활만 반복하는 취준생들을 의미하는 '호모인턴스'와 '인턴부장', "인문계의 구십(90%)이 논다"는 말을 줄인 '인구론', '마이너스 수저'(가난하게 태어난 데다 빚까지 많아 마이너스 상태라는 말)라는 신조어들도 청년층의 자조가 담긴 말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유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문화가 사회 구조적으로 정착되어 더 이상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실이 낸 자료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졸업자 3명 중 1명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나타났다. 꿈도 없이 포기를 너무 일찍 인정하고 체념해가는 대한민국이 되어가는 것이다.

웰빙이 거품이었던 것인지 헬조선이 잠시 스쳐지나가는 바람일지는 두고보아야 할 일이지만, 적어도 지금의 우리 모습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가볍게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의 젊은 피가 끊어 활기찬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