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불노 불사와 장애 극복.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꿈꾸는 것 들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그 상상을 기반으로 하여 많은 의학적인 발전과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명 연장과 장애 극복을 위해 현대의학에서 연일 눈부시게 발전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신체 및 장기 이식이다. 이미 각막이나 간, 신장 등 장기의 이식은 도너(제공자)만 제때 존재한다면 매우 성공률이 높아졌고 심장 같은 주요 장기 역시 의학의 발달로 점점 보편화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13년 이탈리아 신경외과 전문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는 사람의 머리를 그대로 다른 몸에 이식을 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이 새롭지만은 않았던 것은 과거 1970년 미국의 뇌 이식 전문가 로버트 화이트 박사가 원숭이의 머리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한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원숭이는 몸의 먼역체계가 새로운 머리를 받아들이지 않아 8일 뒤 숨을 거두기는 했지만 수술 뒤 깨어나 눈을 뜨고 맛을 보기도 하는 등 머리 이식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 머리 이식 수술 도안 (출처/카나베로 박사 논문)

카나베로 박사는 2015년 2월에 더욱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그는 12도~15도의 저온 환경에서 머리를 정확히 분리한 후 1시간 내에 특수 고분자 소재의 ‘접착제’로 다른 신체의 혈액 순환계에 연결하고 척수연결 등을 하면 머리를 이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2년 내에 첫 수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그리고 2015년 4월에는 30대 러시아 컴퓨터 엔지니어 발레리 스프리도노프씨가 이 수술을 받고 싶다고 자원해 최초의 수술대상자로 정해졌고 2016년 1월 21일 카나베로 박사와 한국의 김시윤 연구교수가 참여한 중국중국 하얼빈대 연구팀은 원숭이 머리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혀 머리 이식수술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알렸다.

의료팀은 원숭이 머리 이식 수술은 카나베로 박사가 밝혔던 대로 수술을 진행하여 머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것 까지 성공하였고 척수는 연결하지 않아 하반신은 마비상태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원숭이는 윤리적인 문제로 20시간 후 안락사 시켰다고 한다.

이번 수술의 성공을 토대로 의료팀은 내년 말 스프리도노프씨의 머리이식 수술을 강행한다는 뜻을 보였다.

이 수술은 많은 우려와 기대를 한꺼번에 갖고 있다. 먼저, 생명 윤리를 위반하는 매우 비도덕적 수술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몸을 가누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이다.

그러나 아직 성공도 하지 못한 수술이기는 하지만 130억 원이라는 비용이 들고 100여 명의 의료진이 필요한 이 수술이 몸이 불편한 많은 장애인들이 평생을 걸쳐서라도 할 수 있는 수술이냐고 하면 ‘어렵다’라고 할 수 있다.

130억 원이라는 비용은 연구에 필요한 최소 비용일 뿐 수술에 성공하고 성공률이 높아진다면 그 금액은 이익이 붙어 더욱 비싼 수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머리를 이식할 사람의 도너(제공자)를 구하는 것 역시 그리 쉽지 않다. 뇌만 죽은, 즉 뇌사자의 몸만을 가지고 해야 하는 수술인 만큼 뇌 이하의 몸은 건강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인데 그런 상태의 몸을 구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얼마만큼 가능한가다. 이런 희귀성 때문에 이 수술은 성공을 하더라도 비용은 더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이 높아지는 비용 때문에 이 수술이 가능한 사람들은 전 세계 상위 1%정도의 극히 일부가 될 것이고 장애로 몸이 불편한 사람의 새 삶을 위한다는 원래 목적보다는 소모품이라고 할 수 있는 신체의 기한이 끝나가는 부자들의 생명연장의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게다가 현재 불법 장기이식 수술 때문에 자행되는 신체훼손, 인신매매 등의 범죄 역시 더욱 극심해 질 것은 불 보듯 훤하다.

과학과 의학은 눈이 부시도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윤리와 법, 사회 질서는 그에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 만약 이번 수술이 성공하게 된다면 아마 생명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쓰이는 커다란 역사적 기점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에 따라올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깊은 고찰과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 과학과 의학이 과연 미래의 인류에게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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