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소주병은 초록색, 맥주병은 갈색. 어찌 보면 당연하게 보일 수 도 있는 색 이지만 소주병이 초록색이 되기까지는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 응답하라 시리즈와 같이 7, 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자주 등장하는데 드라마 속 출연진들이 마시는 소주의 병들은 지금의 소주병들과는 다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즉 7, 80년대의 소주병은 초록색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드라마 속 소주병은 지금의 것보다 옅은 녹색을 띄고 있거나 투명한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소주병은 조금씩 다른 색을 띄고 있었다. 이 당시의 소주병은 대부분 청색 또는 갈색이었는데 음식점용은 녹색, 소매점이나 슈퍼용은 갈색으로 표기하는 등 ‘용도의 차이’에 따라 병 색깔을 다르게 했다.

이러한 소주병은 1984년경부터 색깔이 아닌 ‘상표’로서 그 용도를 구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갈색과 녹색이었던 소주병은 ‘투명색’이나 ‘연한 하늘색’의 소주병들이 등장해 판매되었다. 88년대를 배경으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소품으로 사용되는 소주병은 지금의 짙은 초록색이 아닌 연한 하늘색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의 ‘녹색’ 소주병의 시초가 된 것은 1994년 ‘그린소주’부터다. 당시 두산 주류(현 롯데주류)의 ‘그린소주’의 병색깔이 녹색을 띄며 출시됐다. 당시 두산 주류는 '그린'이라는 브랜드 이름을 내세우면서 ‘친환경 이미지 마케팅’을 펼쳤고, 마케팅의 일환으로 깨끗하고 부드러운 소주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녹색 병을 사용했던 것이다.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당시 그린소주는 1999년 단일 브랜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그 저력을 입증했다. 이를 본 다른 주류업계도 그린소주를 따라 녹색 병을 연이어 출시하게 된다. 그 뒤로 다른 주류업계에서는 검은 색, 청색, 투명색 등 녹색이 아닌 다른 색깔로 소주를 출시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고 다시 녹색 병으로 출시되면서 소주병의 색깔은 녹색이라는 공식이 생기게 되었다.

한편 2008년에 이르러서는 ‘소주병의 공용화’가 실행되면서 각 주류업계에서 출시한 소주는 색깔뿐만 아니라 모양까지 통일된다. ‘소주병의 공용화’란 가장 흔히 판매되는 360ml 소주병의 형태를 공용화하기로 협약한 것을 말한다. 국내 주류업계 10개 사는 빈 소주병의 재활용률을 높여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소주병 공용화’를 실시하였다. 이에 따라 2006년 재 사용률 88.01%였던 소주병이 2010년 92.37%로 늘게 되었다.

현재 출시되는 각 주류업계의 소주들은 병 모양이나 색깔 대신 라벨이나 맛, 뚜껑 등에서 업체 간 차별화를 두고 있다. 앞으로는 소비자의 어떤 니즈에 맞춰 변화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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