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종화] 주인이 명령하는 대로 척척 움직이는 강아지라든지, 덧셈과 뺄셈 등 수학적 계산을 하는 동물. 간혹 사람들을 놀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동물들은 실제로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을까요?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고민과 그에 대한 결과물이 있었는데요. ‘영리한 한스 효과’라는 심리학적 표현은 이런 동물의 지능에 대한 호기심의 결과물입니다.

▲ [출처/픽사베이]

1900년경 독일에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아마추어 심리학자였던 빌헬름 폰 오스텐(Wilhelm von Osten)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평소 동물들은 상당한 지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러던 어느 날 한 말(馬)에 굉장한 지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날 오스텐은 칠판에 숫자를 쓰고, 그 말에게 칠판에 쓰여진 숫자대로 말발굽을 구르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말은 정확하게 칠판 속 숫자대로 말발굽을 굴렀습니다.

이 말(馬)의 이름이 바로 ‘한스’입니다. 오스텐은 한스에게 몇 달간 지능을 알아보는 것을 계속했고, 이것이 계속되다 보니 나중엔 덧셈, 뺄셈은 물론이고 나눗셈, 분수 계산, 날짜 계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한스’의 놀라운 지능을 발견한 오스텐은 주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곧이어 신기한 한스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똑똑한 말 ‘한스’가 날로 유명해지자 1907년 13명의 철학자와 심리학자로 이루어진 ‘한스 위원회’가 출범해 말의 지적 능력을 시험하기에 이릅니다. 이들은 관중과 말과 질문자를 분리하여 말이 그들로부터 단서를 얻을 수 없도록 만들거나, 한스의 눈을 가리고 실험을 진행 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한스가 답을 맞히지 못한 것입니다. 실험 결과 한스는 눈이 가려졌을 때에는 정답을 전혀 맞히지 못했고, 질문자와의 거리가 멀어져도 정답률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영리한 말 ‘한스’는 정말 숫자를 계산하는 등 지능이 높았던 것이 아니라, 질문자가 보내는 무의식적 단서나 신호들을 읽어냈던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스가 발굽을 네 번 굴러야 했을 때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한스가 발굽을 네 번 구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몸을 숙이거나,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했을 것이고, 한스는 이를 캐치하여 말굽을 구르는 것을 멈춘 것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영리한 한스 효과’라는 말이 널리 퍼지게 됩니다. 상대방의 미세한 제스처나 욕구 등을 재빠르게 눈치 채고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을 일컫는 것입니다. 이는 관찰자 기대 효과라는 말과도 비슷한 문맥을 가집니다.

이처럼 동물 지능에 대한 호기심은 중요한 심리학적 사실을 도출시키게 됩니다. 현재 사용되는 ‘영리한 한스 효과’라는 말은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용시킬 수 있는 포괄적인 단어입니다. 한편 상대방의 작은 움직임을 빠르게 캐치하여 올바른 피드백을 해 줄 수 있는 능력은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매우 유용한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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