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다희] 여러분은 호빵과 찐빵 중에 어떤 빵을 더 좋아하나요? 이 질문에 잠시 고민하셨다면 그 이유가 혹시 둘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가 아닐까요?

사실 둘은 같은 빵으로 원래의 이름은 찐빵이며 이는 빵 안에 팥 등을 넣어 증기에 쪄서 익힌 빵을 일컫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찐빵을 호빵이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호빵은 분식집에서 판매하던 찐빵을 가정에서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한 것입니다. 삼립식품 창업자인 허창성 씨는 1969년 일본을 방문하여 일본 거리에서 파는 찐빵을 보고 제빵업계의 비수기인 겨울철에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태스크포스 팀을 이끌고 산속으로 들어가 1년 동안 철통같은 경비 속에서 극비리에 신제품을 개발, 1971년에 ‘호빵’을 처음 출시하게 됩니다.

그가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으로 생각했던 것은 ‘대량생산된 찐빵을 소비자들에게 따뜻하게 덥혀 판매할 수 있는 기술’이었습니다. 기술은 성공적으로 개발 되었고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호빵이 탄생했습니다.

‘호빵’이라는 이름은 ‘뜨거워서 호호 분다’, ‘온 가족이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의미로 지어졌습니다. 이 친근한 이름의 빵은 겨울철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고 겨울을 대표하는 먹거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찐빵과 호빵을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고 이는 밴드의 상표 중 하나였던 대일밴드가 밴드의 고유명사가 된 것과 같이 찐빵의 상표 중 하나였던 호빵이 우리에게 고유명사화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시 당시의 호빵은 꽤 비싼 제품이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호빵 1개가 새우깡 2봉지 정도의 가격이었는데요. 2013년도 기준으로 새우깡 1봉지가 1,000원이므로 당시엔 개당 2,000원 정도의 가격이었던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빵은 큰 히트를 기록했으며 특히 가수 김도향이 노래했던 CM송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따스하던 삼립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은 1978년 2월 동아방송 대상과 문화방송 광고대상에서 특별상인 노래 광고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호빵은 1980년대 이후로 매출이 잠시 정체되었다가, 1990년대에 당시 청춘 스타였던 배우 최수종의 광고 이후 다시 매출액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는 야채호빵, 불닭호빵, 피자호빵, 단호박호빵, 햄치즈호빵 등 속재료가 다양해졌으며 모양도 둥근 모양에서 벗어나 네모나 꽈배기 형태의 호빵이 등장하는 등의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오리지널 호빵인 팥 호빵으로 다른 모든 종류의 호빵을 합친 것 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겨울을 기다리게 하는 겨울철의 대표간식 호빵. 지금까지 뜨거운 호빵을 호호 불며 맛있게 먹으면서도 찐빵과의 차이점을 찾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둘이 같은 빵이라는 것과 한국의 오리지널 제품이라는 것도 알았으니 더욱 맛있게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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