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종화] 영화 ‘도리화가’가 오늘(25)일 개봉한다. 인기 배우이자 아이돌 ‘수지’가 여자 주인공으로 출연하여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의 제목 ‘도리화가’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도리화가(桃李花歌)’는 조선 고종 때 신재효(申在孝)가 지은 단가(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짧은 노래)로 ‘도리화가’의 한자 뜻과 같이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피는 봄의 경치를 담은 노래다.

하지만 단순히 복숭아꽃과 오얏꽃(자두꽃)이 핀 봄 경치에 대해서만 노래하는 작품은 아니었다. 이 노래는 특정한 개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노래의 첫 부분은 복숭아꽃과 오얏꽃을 표현하고 있으나 이는 아름다운 여인을 묘사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신재효판소리사설집에서 발췌한 “스물네번 바람불어 만화방창(萬化方暢) 봄이 되니 / 구경가세 구경가세 도리화 구경가세 / 도화는 곱게 붉고 희도 흴사 오얏꽃이 / 향기 쫓는 세요충은 젓대 북이 따라가고 / 보기 좋은 범나비는 너픈 너픈 날아든다.” 라는 구절로 미루어 신재효가 찬미하는 대상이 당시 스물 네 살이었던 그의 여제자 진채선(陳彩仙)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가 있다.

그렇다면 ‘도리화가’에서 표현하고 있는 ‘진채선’은 어떤 인물일까?

그녀는 1842년 전라북도 고창에서 무당의 딸로 태어났다. 이 때 신재효는 그 무녀가 살고 있던 지역에서 향리로 근속하고 있었고, 한 때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그 무당을 불러 굿을 지내게 했었다.

훗날 병에 걸린 무녀는 자신의 딸 진채선을 신재효에게 부탁하고 사망하는데 진채선은 커가면서 뛰어난 소리 실력을 보였다. 기록에 따르면 진채선은 갸름한 얼굴에 날렵한 몸매로 춤 실력이 뛰어났으며 성량이 풍부하여 가창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고 한다.

신재효는 점점 진채선의 목소리와 노래실력에 빠져들게 되고, 급기야는 향리 자리를 포기한 뒤 전국 소리꾼을 모아 그 소리를 집대성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한다. 이 때 마침 경복궁 증축을 맞아 흥선 대원군이 전국의 재인들을 불러 모은다는 말을 듣고 신재효는 진채선과 함께 경복궁 낙성연으로 상경하게 된다.

이 때 흥선대원군의 눈에 띈 진채선은 곧 흥선대원군의 첩이 되고, 고향에 홀로 내려온 신재효가 그녀를 그리워하며 쓴 곡이 바로 ‘도리화가’이다. 또 이에 감동한 진채선은 답가로 ‘추풍별감곡’을 만들게 되는데, 이를 미루어 진채선과 신재효가 서로 연모하는 사이였음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이렇듯 애틋한 내용이 담겨 있는 단가 ‘도리화가’. 최근 영화화되어 주목을 받고 있는 이 단가가 실존했던 인물과 사건에 기반하고 있어 더욱 큰 흥미를 일으킨다. 이번 영화 개봉을 통해 더욱 많이 알려지게 될 도리화가. 사전지식을 갖고 영화를 본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