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연선] 지난 시간은 천연염색의 정의부터 시작하여 천연염색이 지닌 특징들에 대해 한국천연염색협회 황수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천연염색의 현 상황과 더불어 앞으로 천연염색이 한국 그리고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Part1.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된 계기

- 대표님께서는 천연염색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아이템을 찾다가 한국의 정신문화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고, 이런 문화를 꽃 피우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천연염색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관련과를 전공하거나 그랬던 게 아니라서 혼자 독하게 열정을 갖고 끝없는 연구를 하며 지금까지도 천연염색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 한국천연염색협회도 천연염색을 알리기 위해 만드신 건가요?

그렇죠. 예전에는 천연염색이 손수건이나 만들고 체험학습 수준에 그치는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천연염색을 널리 알릴 수 없다고 생각해서 제가 86년도에 전국적으로 단체를 결성했고 현재 사단법인으로까지 인정을 받게 된 겁니다. 특히 전통 발효와 관련해서 쪽 염색 특허 기술을 받으며 천연염색을 더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천연염색은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 염색 추출이 진행된다

- 협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천연 소재를 활용해서 천연염색 하는 방법들에 대한 기술 연구를 하고 천연염색을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는 불가능 했던 천연염색을 통한 대량산업을 가능하게 하려고 관련 기계나 도구들을 개발하고 있는 중입니다.

Part2. 쪽 염색 특허 기술과 천연염색과 관련된 연구

- 쪽 염색 특허 기술은 정확이 어떤 건가요?

쪽은 파란 빛을 내는 식물인데 이 쪽 이파리에서 쪽빛을 추출해내는 것입니다. 색을 추출할 때 쪽 이파리 안에서 색감을 꺼낼 때는 수용성(물에 잘 녹는 성질)이었던 재료가 공기 중으로 나오면서 불용성(액체에 녹지 않는 성질)이 됩니다. 불용성 상태에서는 염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걸 다시 수용성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 때 옛 선조들이 미생물을 활용했죠. 효모와 같은 미생물이 쪽을 먹고 배출하면 수용성이 되는 겁니다. 제가 이런 전통적인 과정을 발견하여 미국과 중국에서 특허 기술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 또 다양한 연구들을 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연구들을 진행하신 건가요?

자연에서부터 천연염료를 추출하려면 소량으로 가마솥에서 재료를 끓이고는 했습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매번 추출하는 재료의 농도가 달라서 원하는 색을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죠. 그래서 염료를 최소 1톤 정도 추출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하고 염료를 추출할 때 고온으로 인해 약성이 파괴되지 않도록 보완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또한 진공 추출, 압력 추출 등을 개발하여 염료 상황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죠.

▲ 미국과 중국에서 인정받은 특허 기술로 쪽 염색을 진행하고 있다

- 대표님이 계신 염색 공방에서 체험교육 같은 것도 진행된다고 들었어요.

네, 체험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는 대체로 학생들이 많으며 천연염색사를 꿈꾸는 사람들도 오고는 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경우에는 한 시간 반 정도 수업이 진행되고 천연염색이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서 배우죠. 이때는 간단하게 티셔츠, 스카프, 손수건 등을 만들어 봅니다. 그리고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은 6개월 과정으로 진행되고 1년에 25명 정도 모집하고 있습니다.

Part3. 대중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 천연염색사

- 그렇다면 천연염색사 자격증은 어떤 방법을 거쳐 획득할 수 있는 건가요?

천연염색사 자격증은 관련 시험을 치러야합니다. 시험은 보통 1년에 네 번 정도 진행되며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이 있습니다. 우선 필기시험에서는 천연염색사의 역사, 천연염료의 종류, 매염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에 대한 문제들이 나오고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획득해야 통과가 됩니다. 이렇게 필기시험에서 통과한 사람에 한하여 실기시험이 진행되고 천연염색과 관련된 전문가 실기교육을 이수한 다음 평가 후 자격증이 발급되죠.

- 천연염색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거 같아요.

천연염색은 자연과 친해져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연과 친하면 자연이 알아서 색감을 알려주고 그게 훗날 기술과 연결이 되죠. 자연과 더 가깝게, 친하게 지내며 자연과 어울리면 자연스럽게 천연염색에 대해서 깨닫게 됩니다. 그러한 깨달음을 가지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훗날 장인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리고 천연염색은 아름다운 자연의 색으로 나와 남을 함께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일석이조 작업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 공방에서 이루어지는 천연염색 수업을 듣고 있는 사람들

- 후계자를 양성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동안 후계자 양성을 위해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간혹 천연염색을 배워서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들이 천연염색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흐려놓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 경우들을 많이 겪어 봐서 지금은 아무나 후계자 양성에 받아주지 않고 좀 더 세심하게 고민해서 사람들을 고르고 있습니다. 진짜 좋은 색감으로 세상을 유익하게 할 사람이라면 제가 후계자로 얼마든지 키울 수가 있겠죠.

Part4. 실생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인 천연염색

- 천연염색에 대해 대중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갈수록 천연염색에 대한 반응이 좋아지고 있고 특히 좋아하는 세대가 젊어지고 있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천연염색에 관심을 보이시는 분들은 보통 6,70대였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50대, 40대, 30대로 연령대가 내려가고 있는 추세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멋을 내거나 전통 문화를 하는 사람들에 국한하여 천연염색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 실생활에서는 천연염색에 대한 관심이 미미합니다. 대중적으로 천연염색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홍보를 잘 해서 대중적인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겠죠.

- 어떤 방법을 통해야 실생활에서도 천연염색을 더 사용할 수 있을까요?

우선 천연염색을 통해서 만들 수 있는 생활 속 편한 옷들, 그리고 안전성이 좋은 침구나 인테리어 소품들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천연염색이 지닌 기능적 장점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홍보가 되어야겠죠. 그리고 천연염색 물품의 가격대를 낮추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실생활에도 사용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개발과 연구 중인 천연염색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이제 천연색을 가지고 ‘네츄럴 컬러 테라피’라는 걸 해보려 합니다. 사람별로 각 체질이 있는데 그 체질별로 알맞은 색깔을 찾아주고 그 사람의 건강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의 삶 속에 생활의 리듬, 활력 등을 불어 넣어주고 싶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사회가 좀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고 앞으로 많은 분들이 천연염색을 더 많이 알고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자연의 색을 그대로 담아내고 특별한 기능성이 있는 천연염색.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천연염색의 현 상황과 발전가능성이 있는 미래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앞으로 계속적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을 통해 한국의 색과 멋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천연염색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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