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승인번호 ×××, 결제금액 265,400원, 12월 합산청구금액 298,900원'.

지난 23일 오전 10시 2분에 김모(58)씨는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소액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본 적 없는 그는 깜짝 놀라 취소 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모 게임회사의 결제 대행사 상담센터 직원이라는 사람이 받았다. 그는 김씨에게 이름과 전화번호를 묻더니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 그런데 결제를 취소하려면 취소 승인번호가 필요하다”며 “지금 보내주는 승인번호를 보고 다시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잠시 뒤 문자메시지로 승인번호가 문자를 받고 김 씨는 다시 전화를 걸어 번호를 알려줬다. 그런데 잠시 후 ‘넥슨: 25만 원을 결제하셨습니다’라는 문자가 왔다.

그 회사는 더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씨는 소액 결제로 25만원을 사기당한 것이다.

2800여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넥슨 같은 대형 게임업체와 유명 소액결제업체의 명의를 도용한 이 같은 소액결제 사기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0일 "최근 유명 게임업체의 결제 대행사를 사칭한 이 같은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기 수법의 특징은 △특정 게임 업체 이름을 사칭하며 △중·장년층을 상대로 하고 △30만원 상당의 소액 게임 머니를 구입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꾼 일당이 중·장년층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입수했을 뿐만 아니라, 해당 게임 업체의 게임 머니를 실제 돈으로 '돈세탁'을 하는 기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와 주민번호만 알면 이런 식으로 게임사이트의 ID를 만든 뒤 아이템을 사고팔 수 있어 이런 수법이 번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 유출 경로를 추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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