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보희] 2015 KBO리그의 패넌트레이스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지금쯤이면 4강에 진출할 팀들의 윤곽이 그려졌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10구단 모두가 패넌트레이스에 참가하게 되면서 치열한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 접전 속에서 끝까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팬들과 함께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조지훈 응원단장을 만나보자.

Part 1. 롯데자이언츠의 응원을 이끌어가는 ‘조지훈’ 응원단장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 네 안녕하세요. 2006년부터 10년 동안 팬분들의 사랑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 응원단장 조지훈입니다.

▲ 응원하는데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는 조지훈 응원단장(출처/사다드 블로그)

네, 반갑습니다! 어떻게 응원단장이 되신 거에요?
- 저는 체대를 나왔는데 응원단이라는게 아무래도 단체 활동이잖아요. 그런데 처음엔 단체생활에 적응을 못해서 안 맞았어요. 연습하는 과정도 힘들었고요. 그런데 응원단 생활이라는 것이 힘든 만큼 재미도 있고, 보람도 많이 느꼈어요. 그동안은 공부에 소질도 없고 하나를 선택하고 집중해서 해본 기억이 많지 않았는데, 응원단을 하면서 경험한 모든 무대들이 다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딱히 하나를 꼽을 수가 없을 정도로요. 그때가 인연이 되어 현재까지도 이렇게 응원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롯데자이언츠! 하면 열성적인 응원을 빼놓을 수 없는데, 10년 동안 롯데자이언츠 응원단장으로서 많은 노력을 하셨을 것 같아요.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같은 게 있을까요?
- 아무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제 노력만으로 이루어 진 것은 아니죠. 롯데자이언츠는 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던 팀이에요. 왜냐면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잘한다는 소리도 들어보고 그렇게 함께 만들어가고 성장하는 것이지 제 노력만으로 됐다는 표현은 제 기준에서는 적절치 않은 것 같아요.

▲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응원을 하고싶다는 조지훈 응원단장(출처/사다드 블로그)

역시 듣던 대로 팬 사랑이 대단하시네요!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응원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 그렇죠. 저는 그냥 팬분들한테 제안을 하죠. 물론 처음 그 응원을 만들 때는 제 의견이 중요한데, 선수를 위한 응원가나 아이템을 만들고 팬들이 응원하면 그게 선수들에게 전달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본다면 팬들의 영향도 많이 있죠. 또 찾아주시는 팬들 아니었으면 이렇게 오랫동안 한 구단의 응원단장하는 것도 상상 못했겠죠. 제가 만든 응원가를 좋아해 주시고 또 열정적으로 해주시니까 저도 더 신경 쓰게 되요. 그런데 제가 음악에 대한 재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살짝 부담감을 느낄 때도 있어요. 하하

Part 2. 선수들의 응원가는 우리에게 맡겨라!

그럼 응원단은 응원을 주도하는 일 외에 다른 것도 하나요?
- 아! 저희는 선수들이 등장할 때 사용할 노래나 개개인의 응원가도 만들어요. 응원가를 처음 만들기 시작한 구단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희 경우에 등장음악은 선수들 의견이 90% 반영 되요. 가끔 아무거나 틀어달라고 할 때도 있는데, 그 땐 선수마다 플레이 스타일과 특징을 잘 생각해서 어울리는 곡을 고르곤 하죠. 그런데 응원가 같은 경우에는 곡을 선택하여 개사를 하고나면 작업해주시는 감독님이 따로 계세요. 너무 감사한게 제 의견을 전적으로 따라주세요. 요구사항이 많아서 감독님을 본의 아니게 괴롭히게 되네요. 하하

▲ 조지훈 응원단장 (출처/퍼플라임 블로그)

그럼 지금까지 가장 애착이 가는 응원가는요?
-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고민이 되지만 한 곡, 한 곡이 다 기억에 남죠. 애착이 있는 것도 있고, 아쉬웠던 것도 있고. 그래도 굳이 꼽자면 아무래도 강민호 선수 응원가와 작년에 은퇴한 조성환 선수, 또 일본에 가있는 이대호 선수 응원가가 애착이 가요.

아, 듣고 보니 다들 유명한 응원가를 갖고 있는 분들이네요! 근데 만약 선수들에게 먼저 들려줬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시 해달라고 한다면?
- 그게 초반엔 안 들려주다가 한 5년 전쯤인가(?)부터 들려주게 됐는데, 선수들도 언제부턴가 기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제 생각이지만 ‘우리 팀에 어떤 선배가 있는데 이 선배 응원가가 좋다. 그런데 난 더 좋았으면 좋겠다’라는 귀여운 바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표현은 하지 않지만 10년을 함께 해온 느낌이라고 할까요?

Part 3. 보이는 것만큼 화려함이 전부가 아닌 응원단

그럼 단장님은 응원을 주도하시면서 이건 좀 힘들다 하는 점이 있으세요?
- 흠, 응원단에서 기획했던 레퍼토리가 기획의도와 다르게 흘러갈 때? 아무래도 야구응원에서 견제구호는 빠질 수 없는데, 저희는 재밌게 해보자 만든 응원이 본의 아니게 변질될 때 인 것 같아요. 저희는 견제할 때 ‘마!’라고 외치는데, 이 구호가 상대방 팬들이 들었을 때 마음이 상할 수 있겠지만, 이게 상대투수를 위협하는 것이 아닌 우리 타자들에게 힘을 주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재밌게도 해보려했는데 상대방 팬들과 인식차이로 팬들끼리의 싸움으로 번지고, 그래서 견제응원도 안 하게 되고 이런 부분이 조금 힘들고 또 아쉽죠.

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마!’ 대표적인 구호인데 조금 아쉽네요. 그럼 롯데자이언츠에서 10년 동안 응원하면서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 흠, 전 정말 매해가 기억에 남는데, 개인적으로 의미 있던 경기는 2010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전이에요. 저는 본가는 서울이고 또 사직구장은 제 직장이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도 자주 안 오시는데, 그 때 한 번 오셨어요. 부모님 앞이다 보니 저도 더 열심히 응원했고 결과적으로 경기도 극적으로 이겼죠. 그런데 3,4,5차전을 내리 져서 결국 올라가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10년동안 롯데자이언츠의 응원단을 맡고 있는 조지훈 응원단장(출처/사다드 블로그)

저도 그때가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근데 단장님은 9회 내내 올라와서 응원을 주도하시는데 올해부터 144경기로 늘었잖아요? 체력관리를 특별히 하시나요?
- 아뇨. 저는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특별히 몸 관리 하는 것까진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바뀐 거라면 술을 잘 마시지 않고, 담배도 끊으려고 노력 중인 것?

역시 체력이 좋으시군요. 단장님은 야구 시즌이 끝나면 무엇을 하세요? 야구는 길면 가을, 짧으면 여름쯤 끝나는 리그잖아요?
- 아, 원래는 겨울에도 다른 스포츠 응원을 했었어요. 프로농구라던가 프로배구까지 응원단이 직접 가서 응원을 주도했죠. 그런데 제가 2010년에 프로스포츠구단 대행사를 설립하고 나선 하나씩 손을 놓고 야구에 전적으로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 후로 아예 안 하다가 다른 응원단장들이 경기가 겹칠 때 고맙게도 부탁을 해줘서 감을 잃지 않게 가끔 나가 응원을 주도하곤 합니다.

보기에는 마냥 화려하게만 보였던 응원단상 위의 조지훈 응원단장. 그러나 이면에는 한 팀을 10년 동안 응원해 올 수 있던 그의 노력과 열정이 숨어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조지훈 응원단장은 답변하는 내내 팬을 먼저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응원단장이라는 특수한 직업으로 10년 동안 한 길만 걸어온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롯데자이언츠를 향한 따뜻한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앞으로도 롯데자이언츠가 응원에서만큼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거란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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