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문선아]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직업 중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힘든 작업환경 속에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극한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시선뉴스 뉴스제작진은 그들의 일터를 직접 체험하고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직업의 가치와 열정, 직업정신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열 한번째 이야기, 우리나라의 오랜 문화이자 전통 음식 중 하나인 ‘떡’을 만드는 떡방의 이야기를 담았다. 

떡방의 하루 이야기를 담기 위해 한PD가 찾아간 곳은 경기도 부천시에 소재한 박형기 강소이 부부가 운영하는 떡방. 약속된 시간인 오전 8시에 떡방에 들어서자 반갑게 맞아 주시는 박형기 강소이 부부의 모습에는 즐거움과 행복이 묻어났다.

▲ 앞치마를 입고 떡방에서의 체험을 준비하는 한PD

간단한 인사와 함께 오늘의 할 일을 체크하는 한PD. 박형기 사장이 건네는 앞치마를 입는 것으로 하루를 떡방에서 함께 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함께 첫 일을 시작했다.

한PD가 시작할 첫 번째 임무! 바로 가래떡 만들기다. 아침부터 대량의 가래떡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의아해 하는 한PD.

한성현PD “아침부터 가래떡을 먼저 만드는 건가요?”

박형기 사장 “오늘 만드는 가래떡은 손님이 예약하신거예요. 학원 개업식에 돌릴 떡인데 직접 사용할 쌀을 가지고 오셔서 예약을 하고 가신거죠.”

▲ 오늘 만들 가래떡도 예약한 손님이 가지고 온 쌀을 이용해 만든다고 한다.

한성현PD “직접 쌀을 가지고 오시기도 하나요?”

박형기 사장 “네. 쌀 뿐만아니라 다른 종류의 떡을 예약하실 때 본인이 좋아하는 곡물을 가지고 오시거나, 가지고 오시지 않더라도 취향에 맞게 만들어 드리기도 합니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떡방에 준비된 재료로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일부 아는 사람들은 본인에 맞는 ‘맞춤 떡’을 예약한다는 사실에 한PD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박형기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변화된 문화도 느낄 수 있었다. 가게나 학원, 이사를 하게 되면 주변 이웃에게 시루떡을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였지만 근래에는 활용도가 높은 가래떡으로 개업식이나 행사 답례용 떡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학원 개업식에 답례용으로 쓰일 가래떡 만들기. 영상으로 확인해보자.

 

찜기의 열기가 온 몸으로 느껴지는 떡방 안. 이 열기를 참으면서 만들어 내는 순백의 가래떡을 보며 역시나 군침을 흘리는 한PD였다. 방금 만든 떡이 가장 맛있다며 좋아하는 한PD에게 먹는 기쁨은 잠시. 이번에는 만든 떡들을 포장하는 업무를 맡았다.

내부 구조상 떡을 만드는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분업이 잘 되있다는 박형기 사장. 본인이 떡을 만들어 밖으로 내놓으면 아내인 강소이 씨가 포장을 해서 진열을 한다고 설명했다.

쉴 틈이 없는 떡방. 방금 만든 떡들을 포장하니라 바쁜 강소이 씨를 도와 같이 포장하기 시작했다.

▲ 포장을 하다보니 떡 종류가 다른 곳보다 많이 다양했다.

한성현PD “보통 떡방을 생각하면 떡의 종류가 많지 않은데 포장하다보니 종류가 진짜 다양하네요?”

강소이 씨 “떡 몇 가지로는 많은 분들의 구미를 맞출 수 가 없어요. 각자 좋아하는 게 있듯이 떡도 마찬가지죠. 꿀떡을 좋아하시는 분, 인절미를 좋아하시는 분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몇 가지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조금은 적게 만들지만 다양한 떡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죠”

한성현PD “보통 떡을 만들 때 많이 만드는 것이 편하지 않나요?”

강소이 씨 “떡은 오래 보관을 못하잖아요. 많이 만들어도 판매가 안되면 큰일이 나기 때문에 적게 만들고 다 팔리면 그 때 다시 만드는 것이 좋죠. 그리고 손님들도 방금한 떡을 드실 수 있는 거잖아요.” 떡을 만드는데 드는 시간보다 손님들이 안전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을 택한 박형기 강소이 부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식당이나 외부 가게에서 만드는 음식들의 위생이나 안전 상태에 불안해 하지만 이 곳에서 떡을 만드는 것을 보며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일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PKU환아들을 위한 떡을 만든다는 특별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PKU란 페닐케톤뇨증의 약자로 몸 안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 단백질을 섭취하면 안 되는 희귀병으로 국내에는 약 200여명 정도가 앓고 있다.

▲ PKU환아들을 위해 저단백 떡을 개발하고 연구 중인 강소이 씨

강소이 씨 지인의 자녀가 이 희귀병 환아인데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없는 것이 안타웠다고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단백질이 들어가지 않은 떡을 만들어보자고 결심을 한 후 수 개월간 연구 끝에 저단백밥과 전분, 소금을 이용해 떡볶이 떡, 가래떡, 절편들을 만들어 냈다고 했다. 부모로서의 모습으로 환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은 한PD였다.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일을 하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포장을 한 한PD. 포장이 끝나고 박형기 사장이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 있다고 했다. 선물은 다름아닌 ‘송편 만들기’. 일이였다.

9월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오곡과 추석일 것이다. 아직은 이른 시기지만 영상으로나마 독자분들께 일찍 가을과 추석을 느낄 수 있게 준비했다. 미리 느끼는 추석 송편, 영상으로 확인해보자.

이른 시기였지만 맛있는 송편과 이야기가 있어 즐거운 떡방의 하루를 체험한 한PD. 조금은 외면 받고있는 우리의 ‘떡’이지만 조금 더 발전시키려 노력하며 이어가려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박형기 사장의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 처럼 단순히 찍어내는 것이 아닌 정성과 마음으로 떡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의 전통이자 문화인 ‘떡’. 떡을 만드는 사람뿐만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촬영 및 취재 : 한성현, 문선아

제작지원 - 단체티 전문 쇼핑몰 티클럽(www.teeclub.co.kr)

*인사이드 극한체험은 기사+영상이 함께하는 시선뉴스의 뉴스물로, 힘든 작업환경 속에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들의 삶을 체험하고, 뉴스제작진이 밀착 취재하며, 극한직업체험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직업의 가치와 열정, 직업정신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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