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백제 왕성으로 알려진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왕궁 부엌으로 유력시되는 건물터가 확인돼 이목을 끌고 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 24일부터 왕궁리 유적 서남쪽 일대 8천300㎡에서 진행한 제26차 발굴조사에서 사비기 왕궁 부엌으로 추정되는 동서 6.8m, 남북 11.3m 규모의 건물 유구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 백제 왕성으로 알려진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왕궁 부엌으로 유력시되는 건물터가 확인돼 이목을 끌고 있다.(출처/YTN)

이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0일 왕궁리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어 최근 유적 서남쪽 일대(8300㎡)를 조사하다 드러난 궁궐 부엌 추정 터와 철솥 등 유물들을 공개했다.

유적은 동서 6.8m, 남북 11.3m, 23평 규모로 땅에 기둥을 박고 사이에 벽체를 이어 지었던 장방형 건물터다. 개숫물 등을 흘려보냈던 수챗길로 보이는 폭 1m 배수로가 내부를 지나는 얼개다. 솥과 토기 등 유물들은 배수로 옆에 판 타원형 구덩이에서 쏟아졌다고 한다.

유물로는 철제 솥 2점과 액체 등을 담은 흔적이 남은 어깨 넓은 항아리 2점, 목이 짧고 아가리 곧은 항아리 1점, 목이 짧은 병 2점, 숫돌 3점 등이 나왔다. 구덩이 옆 배수로 변에서도 또다른 철제솥 1점이 나왔고, 터 구석에선 불 먹은 흙층과 숯덩이들이 흩어진 부뚜막 추정 공간 등도 확인됐다.

한편, 익산 왕궁성에서 가장 중요한 곳에 위치한 대형 전각 건물의 서남편에서는 서쪽 궁장을 따라 길이가 약 29.6m, 너비가 약 4.5m인 남북으로 긴 형태의 건물터 등 다양한 규모의 건물들도 확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유사한 구조와 배치 양상은 일본의 나니와노미야, 아스카노미야 등에서 나타나고 있어, 백제 궁성 축조 형식이 일본에 전파되었음을 밝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또한, 남북쪽만 돌로 쌓고 동·서쪽은 돌로 쌓지 않은 길이 8m, 너비, 높이 84~90cm의 석축시설이 확인되었는데, 바닥에 나무기둥 시설도 남아 있어 화장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왕궁리 유적에서는 그동안 궁장, 대형 전각을 비롯한 각종 전각 터, 금·유리 도가니가 발견된 공방터 등이 확인되었으며, 인장 기와, 연화문 수막새 등 중요 유물 1만여 점이 출토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박경철 익산시장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그간의 발굴조사 성과를 토대로 유적의 체계적인 보존정비와 활용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익산 왕궁리 유적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힘써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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