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임병진 기자]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해 직업 중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은 결국 전문직종이라는 말이 생긴 지 오래다. 이런 와중에 뷰티 업계에서 헤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바로 근무를 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있다고 하여 시선뉴스가 취재에 나섰다. 헤어 뷰티 전문 고뷰티 아카데미의 정지요 원장을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시선뉴스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고뷰티 아카데미의 원장을 맡고 있는 정지요입니다. 저는 현재 고정현 브랜드 2개의 대표 원장이며 경인여대와 재능대학교, 인천 생활 과학고등학교 산업현장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정지요 원장은 고정현 브랜드 2개의 대표 원장이며 경인여대와 재능대학교, 인천 생활 과학고등학교 산업현장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원장님이 운영하고 계신 고뷰티 아카데미는 어떤 곳인가요?
- 고뷰티 아카데미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살롱을 운영하며 실전을 교육하는 교육기관입니다. 기타 교육업체들이 자격증을 따는 것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저희는 자격증 취득은 기본으로 하고 실제적으로 현장에 나가서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전문 디자이너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저희 살롱에서는 저희 브랜드 직원이 160명 정도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인원이 많네요, 전부 고뷰티 아카데미의 교육생들인가요?
- 대부분 저희 아카데미 내부 교육생들이고 외부 미용실에서 외탁을 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교육생들도 있습니다. 인천에서는 저희처럼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춘 아카데미가 전무하기 때문에 저희에게 교육을 외탁시키는 미용실들이 많습니다. 원래는 저희 브랜드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자격증 반이나 실무반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인천 미용의 발전을 위해 외부인들도 받아서 실무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요즘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자신을 꾸미는데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어 뷰티산업의 발전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면 살롱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다 거쳐야 하는 건가요?
- 살롱에 입사하게 되면 단계별로 총 24개월의 교육을 받게 됩니다. 아무리 미용고등학교나 미용대학을 나와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어도 실제적으로 현장에서 근무를 할 때에는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역량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예를 들어 처음 헤어 업계에 발을 내딛었을 때 가장 중요하면서 기초적인 것이 샴푸인데 그것조차도 제대로 교육이 안 된 상태가 많아요. 이런 상태면 정상적으로 업무를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때 가서 다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거의 필연적입니다.

때문에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처음부터 해결하기 위해 저희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단계별 6개월씩 총 4단계, 24개월 과정을 반드시 거쳐 반듯한 디자이너로 양성시킵니다. 디자이너가 된 후에는 그때그때 필요한 커트나 드라이 등의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스터디를 만들어 공부하기도 하고 외부의 명사나 기술 강사를 초빙하여 기술과 감성교육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저희 회사에 들어오게 되면 자격증만 갖고 있는 디자이너가 아닌 실무적으로 모든 준비가 끝난 진짜 디자이너로 만들어 드리는거죠.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원장님은 어떤 동기로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됐나요? 원래 뷰티쪽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 22년 전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우연히 파트타임으로 지금의 저희 본점에서 샴푸알바 하게 되어서 미용을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이성에 관심이 많을 때였기 때문에 미용실가면 누나들이 많다고 해서 그거 하나 혹해서 사실은 시작을 했어요. (하하) 지금의 고정현 헤어 본점에서 다른 것은 안하고 정말 샴푸만 하고 바닥 쓸고 그런 일만 하면서 처음에는 생각 없이 했는데 그게 좀 재밌더라고요.

적성에 맞으셨나보네요.
- 그때는 어려서 적성까지는 생각을 안 했었는데, 손님들이 “총각 너무 시원하다”이런 말을 해 주실 때 뭔지 모를 짜릿함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미용업계에서 일을 할 거란 생각을 전혀 하지는 않았어요. 대학도 전혀 연관이 없는 과를 다녔었죠. 대학교 2학년 마치고 군대를 갔었는데 IMF가 터진 때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 때 당시 제가 그런 고민을 현재 대표님께 편지로 쓴 적이 있었는데, 대표님이 답장으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이건 감성이 들어가는 기술직이기 때문에 기계가 대처할 수 없는 직종이고 나라가 발전하여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수록 뷰티에 많은 돈을 쓰게 될 것이다. 남자미용사가 흔하지 않으니 네가 지금 미용계로 뛰어들면 남자 미용사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 요즘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자신을 꾸미는데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어 뷰티산업의 발전은 무궁무진하다.
대표님께서 제안을 주신거네요?
- 네 그래서 미용업계로 마음을 굳히고 부모님께는 대학을 간다고 등록금을 받아 몰래 미용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부모님께는 나중에 자격증을 따고 나서 말씀을 드렸고 본격적으로 2000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미용을 하게 됐죠.

지금 이 업계로 뛰어든 지 15년 정도 되셨는데 뷰티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면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여가 부분이잖아요 여행을 가거나 자신을 꾸미는 것 등...아무래도 지금은 여자들 뿐 아니라 남자들도 자신을 꾸미는 것에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고 있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뷰티산업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산업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일수록 헤어디자이너들이 우대를 받는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 하하 저는 그 얘기를 18년 전에 대표님에게 들었지요. 굶어죽지는 않는다고 확신을 주셨거든요. 하지만 그때는 이해를 못했어요. 그때는 IMF로 나라가 힘들어 하던 시기라 뭐라도 해야 되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거든요. 하지만 시작하고 나서는 한 번도 제가 얼마 살진 않았지만 가장 잘한 선택 중에 1순위를 꼽자면 바로 이거에요. 시작할 당시에는 많은 친구들이 “남자가 무슨 미용을 하냐”면서 저를 무시했었는데 지금은 제가 금전적인 부분도 그렇고 회사의 위치도 그렇고 저를 비웃었던 친구들보다는 월등하게 더 잘되고 있고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선진국은 이렇게 한 분야에서 꾸준하게 기술직 일을 한 사람들을 높게 쳐 주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수록 더욱 우대받는 직종이 될 것입니다.

고뷰티 아카데미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 사실 처음에는 큰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인재가 있어야 어떤 산업이든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내부직원을 교육할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매장이 늘어나니까 도저히 살롱 내에서만 교육을 할 수 없게 되었지요. 영업시간과 맞물려서 편안하게 교육을 할 수 없었고 또한 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구요. 이런 시점에서 교육장이 필요하다며 대표님이 교통이 편한 곳으로 교육장을 잡은 것이 시초였습니다. 원래 내부 인재의 양성이 주력이지만 다른 미용실이나 학교 기관 등 외부업체에서도 같이 좀 이용할 수 없냐는 요청에 같이 공유의 목적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저희 내부적으로도 10개의 매장이 있고 외부적으로도 교육생을 받고 있어 현재는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장소도 확장할 생각이에요.

▲ 고뷰티 아카데미는 내부직원을 교육할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공유의 목적으로 외부 직원까지 함께 교육하고 있다.
고 뷰티 아카데미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보람됐던 일은 무엇인가요?
- 인재에요. 인턴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룹이 있거든요. 인턴에서 디자이너로 올라가는 그룹이 제가 1순위로 꼽는 아주 중요한 시기에요. 엔터테인먼트로 비교하자면 데뷔를 앞두고 있는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죠. 한마디로 많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수많은 아이돌을 데뷔를 시키지만 한명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다 사라지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10명의 디자이너를 데뷔시켜서 그 동안 고생했으니 돈을 벌게 해야 하는 것이 저희 회사의 소임이고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디자이너로 데뷔해서 매출을 잘 올려서 “정말 여기 있기를 잘 했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뿌듯하죠. 그 친구들이 좋은 디자이너로 데뷔해서 성장하는 것을 보면 제가 ‘이 일을 하기를 정말 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장님의 미래 계획은 어떠신가요?
- 저는 앞으로 대학교에서 교육을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의 교수진들이 제대로 실무적인 교육을 거쳐 기술적으로, 인성적으로 준비된 인재를 배출 할 수 있다면 도제식 운영으로 인한 열정페이라는 말이 근본적으로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용이라는 분야가 기술직인 만큼 실질적으로 졸업을 했을 때 경력직처럼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면 그런 인재를 키우는 것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할 생각입니다.

미용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많은 분들이 미용업계의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무턱대고 뛰어듭니다. 그로 인한 이직률도 매우 높은 편이구요. 사실은 열 명이 시작하면 2명이 디자이너가 될까 말까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모두 이겨내고 디자이너가 되면 자신이 하는 만큼 분명한 대가를 받을 수 있고 이 기술은 죽을 때 까지 자신의 자산이 됩니다.

때문에 기술적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미용에 대한 열정과 인내심을 가지고 문을 두드린다면 성공할 확률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내는 쓰고 그 열매는 답니다. 미용은 쓴 인내를 견뎌낼 가치가 있습니다. 바로 앞의 어려움만 생각하지 말고 잠깐의 힘든 시간을 이겨낸 후에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서 인내하세요!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최근 미용업계는 업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도제 방식으로 인해 열정페이 논란의 주 표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정지요 원장의 말처럼 교육을 통해 실전에서 바로 디자이너로서의 업무를 할 수 있는 인재가 배출된다면 도제 방식이나 열정페이 논란은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 선진국일수록 더 우대받는다는 헤어 디자이너. 정지요 원장의 열정은 헤어 뷰티계의 선진화를 이끌 수 있는 불꽃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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