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인턴] 만약 당신의 나이가 40세가 넘었다면, 당신은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적지 않은 나이에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프리랜서 성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문정호 씨는 40세가 넘은 나이에 성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부단히 노력하여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그의 인생 스토리를 통해 혹시라도 나이 때문에 꿈을 이루는 것에 망설이고 있을 독자에게 용기를 주고자 한다.

Part 1. ‘늦깎이 성우’ 문정호를 만든 것은 아들에게 좋은 아버지이고 싶은 강력한 마음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분들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시선뉴스 독자 여러분, 저는 마흔이 넘어 성우의 꿈을 꾸기 시작하여 지금은 GS홈쇼핑,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프리랜서 성우로 활동하고 있는 문정호라고 합니다.

▲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문정호 씨는 마흔이 넘어 성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GS홈쇼핑,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활발한 활동 중이다.

소개처럼 정말 늦은 나이에 성우를 시작하셨어요.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성우라는 꿈을 꾸고 이루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 예전부터 주변에서 목소리가 정말 좋다고 성우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것도 아니었고 성우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생각도 못했었는데... 여러 삶의 경험들을 거치면서 제가 가진 재능인 목소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늦었지만 성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을 시작했죠.

그럼 성우가 되기 이전에는 어떤 일들을 주로 하셨나요?
- 처음에는 보통 사람들처럼 사업도 하다가 실패도 경험했고 이후에는 피트니스 관장이나 식당 매니저, 막노동 등 여러 일을 했었죠.

2010년에 KBS 현장르포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셨어요. 벌써 5년 전 일이네요. 그 당시 참 어려운 환경이었는데 꿈을 포기하지 않으셨어요. 그 원동력인 무엇인가요?
- 아무래도 아들이죠. 사업 실패 후 이혼하게 됐는데, 그 후 아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았죠. 그리고 제가 태어난 이유, 존재의 이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가 가진 재능을 가지고 아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자. 그 부분이 저를 부단히 노력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Part 2. 쉽지 않았던 꿈을 이루기까지...

앞서 얘기한 KBS 현장르포 동행이란 프로그램 출연 이후에 주변에서 많이 걱정하셨죠?
- 네. 아무래도 프로그램 특성상 어려운 사람들이 나오다 보니 제 현실을 보면서 친척분들이나 고향 친구들이 보면서 안타까워도 하고 실망도 하고 그랬죠.

늦은 나이에 성우 공부를 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나요?
- 사실 발음을 배우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처음 녹음 시작할 때 발음이 꼬이기 시작하면 자신감이 확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호흡이랑 발성보다는 발음에 집중해서 공부했어요. 본격적으로 학원에 다니기 전에 떡장사를 하면서 좋았던 것이 발성 연습을 자연스럽게 했다는 거죠. 술 먹은 사람이 길가에서 소리를 지르면 고성방가로 신고가 들어가지만 떡장수가 소리를 지르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니까요. 하하(웃음)

일상에서의 활동이 성우 공부가 되었네요.
- 그런 셈이죠. 하하(웃음)

일상에서 공부를 하시다가 본격적으로 학원을 다니시게 된 계기가 있다고 들었어요.
- 네. 제가 막걸리집에서 매니저 일을 하면서 손님들을 성우 목소리로 맞이했거든요. 그러던 중에 손님 중에 PD 한 분과 인연이 되어 테스트를 받게 되었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녹음실에 가서 테스트를 시작하는데 정말 발음이 다 꼬이고 엉망이었어요. 이후 저를 테스트 시켜줬던 PD 동생이 학원을 다녀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열심히 떡장사며, 매니저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서 본격적으로 학원을 다니면서 전문적으로 배우게 됐죠.

▲ KBS 2TV 아침 프로그램에서 리포터로도 활동하고 계시는 문정호 씨.

처음 성우로서 맡으신 프로그램은 어떤 프로그램이었나요?
- 처음 맡았던 프로그램은 CJ 프로그램이었는데 30분짜리 상품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런데 역시나 실력이 완성되지 않다 보니 1시간 30분이나 걸려서 녹음을 하게 된 거죠. 한 번 발음이 꼬이기 시작하니까 자꾸 NG가 나서 저를 담당했던 엔지니어는 나중에 저를 볼 때마다 항상 표정이 안 좋았죠.

그런데 참 사람 인연이 묘한 것이 그 녹음실에서 그 엔지니어랑 아직도 작업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 프로그램을 지금까지 계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 엔지니어 분과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죠 하하(웃음)

지금 전속 성우로 활동하고 계시는 GS홈쇼핑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 GS홈쇼핑과도 참 인연이 깊어요. 동행 출연 이후 GS 홈쇼핑에서 섭외가 들어와서 2010년도에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홈쇼핑 방송은 생방송이거든요. 담당 FD가 “다음 내레이션 들어갑니다.” 하면서 온에어 불이 딱 들어오는데 정말 가슴이 콩닥콩닥 하는 거예요. 역시나 처음엔 발음도 꼬이고 실수도 하면서 방송에 민폐를 많이 끼쳤죠.

그렇게 1, 2년 정도 활동을 하긴 했는데 실수가 계속되니 2011년 이후에는 재계약이 되지 않았어요. 실력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니 어쩔 수 없이 물러나게 됐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준비해서 후에 GS홈쇼핑 본부장님께 “본부장님, 저 준비됐으니 다시 불러주세요.”라고 연락을 드렸더니 정말 감사하게도 저를 믿고 불러주셨고 지금까지 계속 활동하고 있습니다.

Part 3. 성우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성우라는 직업이 참 알 듯하면서도 정확하게는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목소리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보통 성우들은 라디오 드라마, 외화 더빙, 애니메이션 더빙, 프로그램 내레이션, 광고, 전화나 기업 등의 안내 멘트 등 목소리가 필요한 분야에는 다 참여하고 있죠. 예전에는 전문적인 직업으로 성우들만 참여했었는데 요즘은 배우분들이나 개그맨 등 연예인분들도 참여하셔서 예전보단 그 전문성이 조금 옅어졌죠.

그래도 목소리로 연기를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성우 지망생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요. 성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 있을까요?
- 일단 성우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가 필요하죠. 발음이나 발성, 호흡 같은 것들이요. 저는 그중에서 발음을 강조하고 싶어요. 발음은 가장 첫 시작이니까 녹음을 시작할 때 발음부터 꼬이기 시작하면 바로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져서 끝까지 해내기가 힘들 거든요. 저도 그 부분에서 가장 힘들었고요.

▲ 사람과의 관계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문정호 씨는 늘 주변에 사람이 많다.

아무래도 목소리만으로 내용들을 전달해야 하니까 정확한 발음이 가장 중요할 것 같긴 해요.
- 네 맞아요. 저는 발음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기본적인 것들이 완성이 되었다면 다음은 인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니까 기본적인 인성이 부족한 사람이 아무리 좋은 목소리를 갖고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한다고 그 좋은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이 될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문정호 씨처럼 성우를 꿈꾸는 성우 지망생들에게 당부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첫째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목표점의 미터를 정해두고서 노력하라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에 미터를 정해두지 말고 정성을 다라하는 말을 하고 싶어요.

사람과의 관계에서 미터 수를 정하지 말라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의미심장한데요?
- 필요할 때만 가까이 있고 필요하지 않다고 멀어지지 말라는 거죠. 항상 사람이 우선이기 때문에 실력이 일을 만들어주기보다 사람으로 인해 일이 만들어지니 항상 사람과 함께 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또 마지막으로 작은 프로그램이라도 하나하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라는 점. 언제 어느 순간 기회가 올지 모르니 준비된 삶을 살라고 하고 싶네요.

▲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감사해하고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성우 문정호 씨. 사진 속에서도 그의 긍정적인 마음이 전해진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씀인 것 같아요. 한 마디 한 마디 안에서 진심이 전해져 옵니다.
- 네. 제가 성우로 활동하면서 그런 부분에서 놓쳤던 부분들이 많아서... 제 후배들이나 제 뒤를 걸어오고 싶은 지망생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었어요.

그가 늦은 나이에 꿈을 이뤘기에 대단하다고 느끼기보단, 어려운 삶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노력했다는 점. 그리고 꿈을 이루기까지 많은 실패와 실망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낸 점이 인터뷰를 하는 내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가 프리랜서 성우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았던 것도 이러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람들이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성우 문정호 씨의 성우로서 이루고 싶은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해 나눠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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