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소득이 증가하면, 사용하는 주거비용의 비율이 어떻게 될까요? 일반적으로는 소득이 증가하면 주거비 금액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지출액 전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되는데요. 이런 현상이 바로 ‘슈바베의 법칙’입니다.

슈바베의 법칙(Schwabe’s law)은 소득과 주거비 지출과의 관계에 대한 법칙을 의미하는데요. 이는 독일의 통계학자인 H. 슈바베가 주장한 근로자의 소득과 주거비로 지출되는 비용과의 관계를 나타낸 법칙으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전체 생계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전체 생계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독일의 슈바베는 1868년에 베를린시의 가계조사를 실시하여 발견했는데요. 이 경험적 법칙을 슈바베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 법칙에 의하여 엥겔법칙의 일부인 ‘소득액이 증가하여도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불변이다’는 결론이 수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슈바베의 연구는 대도시의 조사일 뿐이고, 또 소득액도 가족의 전수입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며 조사방법에도 미비한 점이 있어 그 후의 각국 조사결과는 이 법칙과 엄밀하게는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통계청의 ‘2014년 가계동향’ 자료를 소득별로 집계한 결과, 지난해 소득 하위 10%(소득 1분위)의 슈바베 지수가 17.9%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15.6%)에 비해 2.4%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조사 대상들은 한 달 동안 소비하는 103만원 중 18만5000원을 주거비로 사용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 평균이 9.7%에서 10.4%로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훨씬 크고,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슈바베의 지수는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 중 월세와 수도세, 난방비, 관리비 등 주거 관련 지출의 비중을 뜻하는데요. 우리나라는 현재 가난할수록 슈바베 지수가 높아진다는 ‘슈바베의 법칙’에 들어맞는 사회로 변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주거비 상승은 도시에서 저가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전세는 보증금만 내면 월세 부담이 없는데 자꾸 월세로 내몰리다보니 주거비가 올라가는 겁니다.

한편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의 전세 주택 중 보증금 1억원 이하의 비중이 2011년 43%에서 지난해 33%로 급감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가구주가 60대 이상 노인인 가구의 슈바베 지수가 14.4%로 가장 높았고, 2008년 12.7%에서 1.7%포인트나 높아졌다. 50대 이하 연령대는 9%, 10%대에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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