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포커페이스를 강요합니다. ‘자유롭고 쿨 한 삶’이 마치 현대인들의 삶인 듯 대변되고 있지만, 실상은 남을 의식하는 생활 속 포커페이스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특히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입장이 되면 더욱 서비스를 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제공받길 원하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길 바랍니다. ‘비용’을 지불 했으니 이정도 친절은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생겨난 말이 바로 ‘감정노동’(emotional labor)입니다. 감정노동은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무관하게 직무를 행해야 하는 감정적 노동을 뜻합니다. 또한 이러한 직종 종사자를 감정노동 종사자라고 합니다.

▲ 감정노동은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무관하게 직무를 행해야 하는 감정적 노동을 뜻한다.(출처/pixabay)

대표적인 서비스직인 은행원·승무원·전화상담원처럼 직접 고객을 응대하면서 자신의 감정은 드러내지 않고 서비스해야 하는 직업 종사자들이 감정 노동자에 해당됩니다. 이런 일을 오래 한 사람은 상당수 이른바 스마일마스크 증후군(smile mask syndrome)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얼굴을 웃고 있지만 실상 마음을 우울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식욕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좌절, 분노, 적대감 등 우울증 등을 겪게 되며 심할 경우 정신질환이나 자살로 이어질 우려도 있습니다.

감정노동을 연구하는 미국의 얼리샤 그랜디 교수는 감정노동이 개인에게는 직무만족도 저하를 가져오고, 조직에는 생산성 감소와 이직률 증가를 초래한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2013년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에서 감정노동 종사자 26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감정노동 근로자들이 스스로 느끼는 건강 수준이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22.1%로, 안전보건공단의 근로환경 조사에서 나타난 4.5%보다 네 다섯배 이상 높았습니다.

감정노동이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화되면서 정부와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감정노동자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감정노동,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임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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