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최근 아일랜드에서 가장 핫하고 유명하며 사랑받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비단 아일랜드 뿐 아니라 UFC의 팬들과 UFC관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단연 ‘코너 맥그리거(Conor Mcgregor)’라는 이름이 나올 것이다.

▲ 자신감이 넘치는 코너 맥그리거 (출처/코너 맥그리거 페이스북)

코너 맥그리거는 전형적인 ‘악동’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언행이 거침없고 도발에 능숙하다. 그리고 챔피언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그의 이 같은 행동은 지난 1월에 치러졌던 데니스 시버 전(戰)직후 극명하게 나타났는데, 데니스 시버에게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이며 TKO승을 받아낸 맥그리거는 관람석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챔피언 조제알도에게 달려가 벨트를 내 놓으라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그러나 알도는 이를 보며 웃음을 짓는 챔피언의 여유를 보였다.

▲ 기자회견에서 조제알도의 챔피언밸트를 빼앗아 머리위로 드는 돌출 행동을 한 코너 맥그리거(출처/UFC)

하지만 지난 4월 1일 ‘UFC 189 월드투어’의 마지막 기점인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알도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날 챔피언 조제 알도와 UFC 패더급 타이틀 매치를 앞둔 코너 맥그리거는 자국의 팬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회색 슈트를 차려입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며 등장했는데 시종일관 발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행동을 하거나 해서 알도의 심기를 건드렸다. 급기야 갑자기 일어나 조제 알도 테이블 위에 놓인 챔피언 벨트를 빼앗아 머리 위로 드는 행동을 했다. 이에 조제 알도는 당혹해 하며 맥그리거에게 다가갔다. 함께 있던 데이나 화이트 UFC대표 역시 당황하여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이 퍼포먼스에 아일랜드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맥그리거의 이런 무례하기까지 한 행동은 자칫 UFC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도 있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이 출중하다. 특히 특유의 묵직한 타격은 상대방이 버틸 수 없게 하는 강력함이 있다. UFC역시 이런 ‘실력자’인 맥그리거가 끌고 다니는 이슈성에 대해 매우 크게 반가워하고 있다. 각본 없는 드라마인 스포츠에서 맥그리거같은 선수가 만들어주는 리얼 스토리는 팬들을 더욱 열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4,000천만에 달하는 미국 내 아일랜드계 사람들 역시 맥그리거를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UFC에서는 매우 큰 효자노릇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

▲ 자신의 SNS에 챔피언 벨트를 가져오겠다며 올린 합성사진. 왠만한 선수들은 부담감에 이런 행동을 하기 어렵다(출처/코너 맥그리거 페이스북)

코너 맥그리거에게서는 과거 무하마드 알리의 모습이 겹쳐진다. 무하마드 알리는 승리하기 위해 자신을 코너로 몰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알리는 상대방에 대한 독설은 물론 지나친 자신감을 보이며 경기에 임했는데, 경기에 지면 자신은 끝장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며 경기에 임했던 것이다. 자신의 행동과 언행이 나중에 불러올 것들을 알면서 한 행동이기 때문에 그 만큼 절대로 져서는 안 된다는 동기를 부여했다. 물론 실력 없이 이런 행동을 하면 관심은커녕 욕만 먹고 기억에서 사라지겠지만 말이다.

조제알도에 대한 이런 도발에도 불구하고 둘의 정해졌던 경기는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조제알도가 훈련 중 갈비뼈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UFC측에서는 잠정 챔피언전을 진행했고 상대는 페더급 랭킹 1위인 체드 멘데스로 결정이 됐다.

타격위주의 코너 맥그리거에게 채드 멘데스는 매우 상성이 좋지 않은 선수였다. 게다가 채드 멘데스는 조제알도 외에는 패더급에서 패배를 모르는 선수였기 때문에 맥그리거에게는 거의 ‘재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였다.

7월 12일 치러졌던 잠정 챔피언전에서도 1라운드와 2라운드 중후반까지 평소 테이크 다운을 당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는 다르게 연속해서 테이크 다운을 당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라운드 종료 10초를 남기고 결국 그는 체드 멘데스의 턱에 주먹을 꽂아 넣는데 성공하여 페더급 잠정챔피언에 오르게 된다.

▲ 잠정챔피언 등극 후 감격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인 코너 맥그리거 (출처/코너 맥그리거 페이스북)

평소의 이미지대로라면 챔피언 벨트를 감게 된 그는 체드 멘데스에게 거만한 모습을 보일 것도 같았는데 그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췄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가 ‘천재형’파이터로서 저절로 그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닌 무던한 노력과 심리적인 압박 속에서 이룬 값진 승리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제 연말에 치러질 조제알도와의 통합챔피언전이 남았다. UFC측에서도 바라 마지않던 매치업이 성사된 것이다. 스토리도 있고 실력도 충분하다. 과연 코너 맥그리거는 조제알도라는 거대한 산까지 뛰어 넘어 조국 아일랜드에게 챔피언 벨트를 선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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