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 베스트(이하 일베)에 관련된 사건을 가지고 ‘일베 묻었다’는 표현을 한다. 최근 기업도, 개인도 일베가 묻어 휘청거리는 사건이 생겼다.

지난 1일 저녁 한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기서부지사 SNS에는 “닭다리로 싸우지 마세요. 닭다리는 사랑입니다. 그럼요 당연하죠 XX치킨”이라는 글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커다란 치킨을 안고 있는 합성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이미지에는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치킨을 들고 있는 모습 자체가 우스꽝스럽게 표현됐으며, 치킨과 합성한 해당 이미지의 원본이 일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되던 이미지였기 때문에 ‘일베가 묻었다’며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 치킨 프랜차이즈의 페이스북에 올라와 논란이 된 고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한 합성사진과 사과문(출처/페이스북)

이에 업체 측은 바로 해당 글을 삭제하고 자사와는 상관이 없는 글이라고 밝혔다. 그러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서민대통령인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하고 서민들도 좋아하는 치킨’을 표현하기 위함이었다는 해명을 했지만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어 불매운동을 하자는 의견이 불거졌다.

해당 업체는 결국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인의 가족을 찾아서 사죄를 하겠다는 사과문을 내고 대표이사가 노무현 재단을 방문해 사과를 표명하기까지 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이 이번 사건을 본보기로 삼아 일베 회원처럼 고인을 모욕하면 업체가 망할 수 도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며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며 노이즈 마케팅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간혹 구설에 오르기도 했었지만 별다른 처벌이나 제제 없이 영업을 계속 해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노가 비교적 대기업인 해당 프랜차이즈로 귀결되고 있다.

기업 뿐 만이 아니다. 개인도 ‘일베가 묻었다’가 인생이 바뀌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지난 달 30일 일베에는 영화 ‘연평해전’을 본 후기를 올리며 고 김대중 대통령을 조롱한 소방공무원 합격자가 있었다. 이 회원은 일베에 소방공무원 합격 인증 사진을 올린 후 김 전 대통령과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글을 썼다.

▲ 고 김대중 대통령과 세월호 희생자를 희화 했다가 자진퇴소한 회원의 소방공무원 합격 인증 (출처/일간베스트)

다른 직업도 아니고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예비 소방공무원이 이런 글을 올리자 엄청난 논란이 되었고 미처 지우지 못한 응시지역과 채용후보자 등록번호의 노출로 인해 인증을 한 회원의 신상이 노출되었다. 해당 회원은 이 문제가 생각과는 다르게 일이 커지자 소방공무원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한 네티즌이 급기야 충남도지사에 직접 민원을 넣었다.

이에 안희정 도지사(새정치 민주연합, 노무현 선거캠프 참여)가 직접 해당 게시물을 보게 되었고 일베 회원은 2일 눈물을 흘리며 자진 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퇴소 시에는 다시 소방공무원을 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부터 다시 봐야 한다.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어렵게 합격 했을 소방공무원이지만 이번 사건의 이력으로 인해 다시 시험을 붙게 되더라도 면접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때문에 소방공무원의 꿈은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베를 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고인과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과 비하는 죄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그들이 그들과 어떤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관심을 끌고 싶어 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역시 관심을 끌기 위해 한 행동(마케팅을 위해)이지만 그 대가는 지금 매우 크게 치르고 있다. 게다가 본사의 잘 못 된 행동으로 인해 심대한 피해를 보게 된 가맹점들은 또 무슨 죄인가.

한 번의 잘못된 행동이 기업의 심대한 이미지 타격과 개인의 인생을 달라지게 했다.

공공이 볼 수 있는 장소에 올리는 글은 자신의 일기장에 쓰는 글과는 다르게 전파성이 있고 삭제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며 삭제를 하더라도 기록이 남는 글이다.

때문에 자신이 지금 어떤 글을 쓰고 있는 지, 이 글을 보면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상처 받을 수 있는 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지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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