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일본의 한 고양이가 죽자 그 장례식에 3,000명 이상의 참배객이 몰려 이슈가 되고 있다.

장례식을 치르는 고양이의 이름은 타마. 와카야마 현의 기시역의 고양이 역장으로 유명한 고양이다.

타마는 8년 전 경영 문제로 인해 문을 닫을 위기에 있던 기시역의 역장으로 임명됐다. 와카야마 전철의 사장은 평소 강아지 애호가로 알려져 있었는데, 처음 타마를 봤을 때 역장을 시켜보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고양이 타마는 또한 급여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 절감도 되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였다.

▲ 사망한 기시역 역장 타마(왼쪽)과 부역장 니타마(오른쪽)(출처/아사히신문)

2007년 1월에 역장으로 임명된 타마는 2008년에 11억 엔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가져와 승객 수가 매년 감소하면서 적자로 심각한 위기에 몰렸던 기시역을 살리는데 큰 공을 세워 와카야마현 지사로부터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타마로 인해 활기를 잃었던 기시역의 풍경은 전혀 다르게 바뀌었다. 홍콩과 대만 등 해외에서도 타마를 보기 위해 역을 찾았고 연간 2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타마를 보기 위해 기시역에는 관광객이 쇄도하면서 192만 명에 불과했던 승객이 지난해 227만 명으로 크게 늘었고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타마는 2013년에는 사장대리까지 벼락출세했으며 와카야마 현은 기사 작위까지 수여했다.

타마가 인기를 끌자 역사는 고양이 모양으로 꾸며졌고 기차도 타마를 캐릭터화 하여 아기자기하게 만드는 등 확실한 이미지를 부여하게 되었다. 고령인 타마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부 역장인 니타마를 두기도 했다.

이렇듯 타마는 기시역을 살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다가 태어난 마스코트일 뿐 타마 자체가 특별한 고양이는 아니다. 우리나라로 부르는 말로 ‘개냥이(강아지 같은 행동을 하는 고양이)’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만 역장이라는 임무와 그에 맞는 제복으로 귀여움을 더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됐다.

재밌는 점은 타마를 이용한 동물마케팅이 성공하자 일본 각지에서도 염소 역장이나 펭귄 역장, 원숭이 역장 등 동물 역장이 붐을 이뤘다는 것이다.

타마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마스코트 마케팅은 한 지역의 경제를 책임 질 수도 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마스코트를 보기 위해 해외에서도 오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서 해당 지역을 찾기도 하지만 마스코트로 인해 마음의 위안과 행복을 느끼기 위해 다른 이유가 없이도 해당 지역을 찾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감성을 흔들 수 있는 마스코트 마케팅이 어디서 쓰이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가장 많이 마스코트 마케팅이 사용되고 있는 분야가 금융과 대부업이다. 사용자가 냉정하게 판단하면서 사용해야 할 분야에서 아이러니 하게도 해당업체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가장 감성적인 마케팅을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마스코트라 하면 88올림픽 때의 호돌이를 떠올릴 수가 있다. 하지만 그 이후 마스코트가 뭐가 있나 생각해보면 걱X인형, X와 머니의 개구리 등의 캐릭터들이 떠오른다. 해당 업체에서는 크게 성공한 마케팅이라 할 수 있지만 편협된 분야에서만 성공했다는 것이 아쉽다.

마스코트는 기술적인 면 보다는 감성적 아이디어와 의미부여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가 역장이 된다는 생각을 누가 해보기나 했을까. 타마의 선례처럼 발상을 깨는 아이디어는 일반 고양이를 역장으로 만들고 대리사장으로 만들며 지역경제를 살린다.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우리도 이처럼 발상을 깨는 아이디어로 타마와 같은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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