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아웃브레이크라는 영화가 있다. 치명적인 전염병인 에볼라 바이러스를 소재로 하는 영화로 전염병이 심각해지자 한 마을까지 소각하려고 하는 내용의 영화다.

최근 메르스라는 중동판 사스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중동 호흡기증후군이라고도 하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중증 급성 호흡기질환이다.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 증상과 함께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증을 동반한다.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이 바이러스 감염되어 사망한 사람만 400명이 넘고 중증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치사율이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한 장면'

메르스는 전염성이 사스나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강력하지는 않지만 치사율이 매우 높은 치명적인 전염병이다. 그런데 보건 당국은 이토록 치명적인 전염병을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소홀한 대처를 해서 큰 위험을 자처했다.

현재 확진을 받은 환자는 바레인으로 출장을 갔다 온 60대 남성과 그의 아내, 그리고 그와 같은 병실을 쓰고 있던 70대 남성이다. 그리고 그 병실에는 70대 남성을 닷새 넘도록 간호하고 있던 40대 딸 A 씨도 있었다.

A 씨는 22일 3번째 메르스 환자인 70대 아버지를 병원에서 닷새 넘도록 간병한 이후로 발열 증세를 겪고 있었다. 보건당국은 20일 밤 A씨와 A씨의 부친을 국가지정 의료기관으로 이송한 뒤 A씨 부친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고, 발열 증세를 겪고 있던 A씨도 이 검사를 요구했지만 보건당국은 고열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논란이 되자 보건 당국은 A씨의 열이 38도를 넘지 않아 관찰 대상일 뿐이며 실제로 메르스에 걸릴 위험성이 매우 낮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보건 당국의 대처는 매우 위험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메르스가 아무리 전염성이 낮은 병이라 하더라도 사스와 에볼라에 비해서 낮을 뿐 현재 감염 된 상황만 보더라도 높은 전염성을 가졌음이 틀림없다. 게다가 일반 감기도 아닌 치사율이 40%에 육박하는 치료약이 없는 병원균을 보균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그냥 돌려보냈다.

A씨의 동선에 만약 대중교통이나 백화점 같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는 영화 아웃브레이크의 상황이 한국에서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하물며 백신과 치료법도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위험은 더욱 큰 것이다.

매뉴얼이 없을 때에는 더욱 더 조심하고 더 경계하며 더욱 철저해야 한다. 세 명에서 막을 수 있는 전염병을 안일한 대처로 인해 지난 사스 때처럼 많은 희생자를 꼭 만들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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