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브라질 경찰은 언론인 에반니 조제 메츠커(Evany José Metzker,67)의 시신을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주의 빈민 지역 인근 시골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메츠커는 브라질 정치인인의 비리와 조직범죄를 파 해치던 언론인이었는데, 실종된 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여기서 충격적인 것은 메츠커의 시신은 참수된 상태였으며 팔이 등 뒤로 묶이고 몸에는 고문을 받은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메츠커의 신용카드와 신분증도 시신 주변에 있었고 밝혔다.

▲ 브라질 정치인의 비리를 파해치다 참수된 에반니 조제 메츠카 기자(출처/저널몬테스칼로)

참수당한 메츠커는 그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부패 정치인, 아동 성매매, 마약 밀매 등에 관한 기사를 써왔는데, 경찰은 메츠커의 살해가 그의 기사 내용과 연관돼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가족과 현지 여론 들은 그가 써왔던 기사 때문에 살해된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은 극심한 경제 양극화와 치안 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가다. 특히 2014년 기준 국가 부패지수가 10점 만점에 3.7점을 기록해 정경유착과 부패가 극심한 나라중 하나다. 또한 범죄율 역시 매우 높아 총기사건이나 폭동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불안한 국가에서 메츠커와 같은 실체 탐사 기자는 갖은 협박과 폭력 속에서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위험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메츠커는 그런 극악한 환경 속에서 브라질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활약하다 결국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 멕시코에서 지난 2012년 5월 경찰비리와 조직범죄를 파헤치던 6명의 기자들이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역시 메츠커 사건과 매우 흡사하게 언론이 자유롭지 못한 멕시코에서 언론인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하다가 살해를 당한 사건이다. 멕시코의 국가 상황도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빈부격차가 크고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런 일이 없었을까? 우리나라는 민주화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던 1970~80년대에 언론 탄압이 극심했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언론을 통제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1980년에 조치되었던 언론 통폐합이다. 10.26과 12.12 사태를 지나오면서 전두환 정부는 언론을 장악할 필요를 느껴, 이를 위해 언론사들의 규모를 축소시키고 방송사들의 지분을 정부가 모아 관리했다.

이런 치밀함이 있었기 때문에 이른바 땡전 뉴스(아홉시에 땡하고 종이 울려 뉴스가 시작하면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식으로 시작한 뉴스) 등의 방송이 가능하게 되어 여론을 쥐락펴락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 역시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발생한 사건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위험했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 겉으로 드러난 것이 많지 않을 뿐이지 말만 잘 못 해도 빨갱이로 몰려 중앙정보부에 끌려가던 시기였기 때문에 언론인으로서의 투철한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당시 정부의 주요 관심인물이 되었을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남미의 언론의 자유 지수는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대략 30년 정도 뒤쳐져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100%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는 훨씬 자유로워졌고 표현의 수위도 높아지긴 했지만 언론이 정치와 기업의 의도에 의해 이용된다는 느낌을 국민들은 아직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눈과 귀가 되는 언론. 한 국가의 여론을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언론의 자유는 국가 작용의 그 어떤 것 보다 중요할지 모른다. 이에 브라질 언론의 자유에 목숨을 바친 메츠카 기자에 깊은 애도와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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