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현대인의 분노조절 장애가 심각해지면서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사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랑했던 연인이 이별을 통보했다고 해서 살해하는 사건도 많아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일어났던 사례들을 몇 가지 알아보자.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 경찰서는 동거녀를 목 졸라 살해한 A씨(20대)를 살인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 밤 11시께 서울 관악구의 한 원룸에서 동거녀 B(26)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살해 후 지난 7일 오전 10시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렌터카를 이용해 충북 제천군의 한 야산으로 옮긴 뒤 깊이 1m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시멘트를 부어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

그 후 A씨는 18일 낮 12시 40분 부산 해운대구의 한 특급호텔 객실에서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하고 경찰에 자수했는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왼쪽 손목 봉합 수술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왜 동거녀를 살해했을까? A씨는 1년 전 부산의 한 어학원에서 만난 영어강사인 B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고 지난 4월부터 서울에 원룸을 임대해 함께 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B씨가 A씨에게 이별을 통보하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목을 졸라 살해해 사체를 유기하기까지 한 것이다.

▲ 애인이 폭력적인 성향이나 집착, 또는 급한 성격일 때는 몸을 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출처/pixabay)

이런 사건은 이번 건 뿐이 아니다.

지난해 12월6일 오후 9시께 노씨는 대구 동구 백안동에 있는 전 여자친구 K(37)씨의 집 창문을 깨고 침입하여 흉기를 휘둘러 K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노씨는 9개월 정도 만나던 K씨가 더 이상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 K씨의 부모가 있는 와중에 그 앞에서 살해해 그 충격이 더 크다.

K씨를 살해한 노씨는 K씨 부모의 제지를 뿌리치고 달아났다가 13시간 만인 다음날 오전 10시55분쯤 주거지 인근의 길에서 붙잡혔고 검찰은 노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에는 동거하던 여자친구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을 알고 목을 흉기로 찔러 잔인하게 살해한 것도 모자라 애완견도 세탁기에 넣고 돌려 죽인 사건도 있었다.

이렇듯 최근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었던 데이트 폭력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집착이 강한 남자친구가 경제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 때문에 쌓이는 스트레스에 이별통보라는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해 충동적으로 살인을 하게 되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바야흐로 이별 통보도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층간 소음이나 운전 등 사소한 것으로도 분노조절장애로 인해 살인이 일어나는 요즘인데, 한 쪽의 일방적인(이별의 원인은 남자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이별 통보는 과거에는 슬픔의 감정이 컸었지만 최근에는 그 감정마저 스트레스가 되어 분노로서의 감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별 통보 후 애인의 낌새가 이상하거나 위험을 느낀다면 지체없이 신고하는 것이 좋다(출처/경찰공식블로그)

그렇다면 이별을 통보할 때 정말 목숨을 걸고 이별을 통보해야만 하는 걸까?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결론적으로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대답했다. 경찰 인력은 한정적이고 이별이라는 것은 개인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신고가 없다면 사전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별통보를 한 후 만약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낌새가 이상하거나 위험이 느껴지면 지체 없이 112로 신고하는 것만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알렸다.

덧붙여 평소 남자친구가 폭력적이고 불같이 화를 내는 성향이라면 가급적 이별 통보는 몸을 피하고 전화 등으로 하는 것이 직접적으로 통보했다가 화를 당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알렸다. 분노조절장애의 경우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어 막상 눈앞에 없으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그런 시간이 많아지면 비교적 남자친구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 과거에는 없었던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에 사랑했던 연인이라면 헤어지는 상황에서는 쿨 하게 보내주고 잊는 것도 상대를 끝까지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다. 순간적인 화로 상대는 물론 자신에게도 평생 상처가 될 수 있는 마지막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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