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사망...자원외교 비리 수사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 [시선톡]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사망...자원외교 비리 수사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 [시선톡]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5.04.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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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기자] 올해 초 ‘한겨레’ 등 언론 보도로 인해 MB정권의 자원외교 비리가 급부상했다. 검찰은 3월 18일 경남기업을 수사 첫 타겟으로 잡아 경남기업 본사와 성완종 전 회장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기 시작했다.

경남기업은 2004년 성완종 회장이 인수한 후 사세가 확장되어 2000년대 중반부터는 세계 각지의 자원개발 관련 프로젝트에 활발하게 참여한 기업이다. 이에 검찰은 경남기업이 자원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받은 ‘성공불융자(사업에 성공하면 이자 등 더 쳐서 돈을 갚고, 실패할 경우에는 상환을 면제해 주는 정부 출자의 융자)’에 특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경남기업 대주주인 성완종 회장의 정관계 청탁, 로비 여부를 알아볼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 성완종 회장의 국회의원 시절

이에 검찰 압수수색 다음날인 3월 19일 고 성완종 전 회장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에 경영권 및 지분 포기 각서를 채권단에 제출하며 “젊음과 피땀을 바쳐 이룬 회사지만 회사와 직원들을 살릴 수 있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현 회사 경영 상황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겠다”며 조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검찰은 경남기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지만 융자 특혜나 로비 정황에 대한 특별한 성과가 없자 성 전 회장에 대해 별건 수사(수사기관이 피의자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기 어려운 경우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사실을 수사하고 이것으로 피의자를 압박해 본 건에 대한 자백을 유도하는 수사기법)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에 검찰은 6일 금융권 대출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한 혐의와 융자금 일부와 회삿돈을 빼돌려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정부 융자 시 필요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9500억원대 분식회계를 벌인 혐의 등을 주요 혐의로 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횡령 혐의로 고 성 전 회장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고 성 전 회장은 이런 수사방식에 강한 반발을 했고 8일 오후 2시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융자금에 관련해서 결백함을 호소하며 자신은 MB맨이 아닌 친박 인사임을 강조해 간접적으로 현 정권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이틀 후인 10일 오전 그는 ‘어머니 묘소 옆에 묻어 달라’는 유서를 남긴 채 잠적했다가 같은 날 오후 3시 32분 등산로 주변에서 목을 맨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그는 이 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그가 목숨을 끊음으로 인해 공소권이 사라져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마무리 되어 버렸다.

애초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성 전 회장을 구속해 그의 '기업비리'를 시작으로 광물자원공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수사 폭을 넓힐 계획이었지만 수사의 발판으로 삼을 성 전 회장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수사 자체가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애초에 초점을 뒀던 융자금 특혜와 로비 정황에 대한 수사가 진척이 없자 분식회계 등 별건 수사로 수사의 방향을 돌린 검찰의 행동도 과거 일제의 수사 방법이라며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자원외교 수사는 이대로 끝나게 되는 것일까? 비록 고 성 전 회장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지만 검찰은 경남기업 자체의 비리는 끝까지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보였다. 그리고 자원개발 비리 수사가 경남기업 한 곳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도 보였다.

하지만 검찰의 안팍에서는 이미 자원외교 비리 수사 실패론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기업 수사가 애초에 쉽지 않은데다 권력형 비리에도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경남기업의 수사가 끝까지 융자금 특혜와 로비 정황이 나오지 않아 일반적인 기업비리로 결론이 나버리면 자원외교 비리 수사는 말 그대로 ‘망함’이다.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경남기업이 ‘성공불융자’를 받은 것에 성공한 것을 특혜 받은 것으로 의심하여 야심차게 시작되었던 검찰의 자원외교비리 수사. 하지만 성 전 회장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별건 수사의 압박과 그가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뻗었지만 잡아 줄 수 없었던 현 정권의 실세들. 그리고 그 압박에 못 이겨 자살한 고 성 전 회장이 남긴 한 장의 메모...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모든 시선은 그 쪽으로 몰리게 되었다. 결국 자원외교 비리 수사는 묻혀져 가고 있는 상황이며 이대로 흘러간다면 수사는 대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웃고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고 눈물을 흘릴 사람은 누구인가. 검찰은 한 번 칼을 빼든 만큼 철저히 원칙을 고수하며 별건 수사 같은 구시대적인 기법으로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고 진상을 규명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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