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지난달 30일 MBC <다큐 스페셜> ‘갑을 소통 프로젝트 48시간’이 첫 회를 방영한데 이어 어제(4월 6일) 두 번째 편이 방영됐습니다.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갑을(甲乙) 논란’에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접목시킨 기획의도는 눈여겨볼 만 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의 내용을 차치하고서라도 타이틀 선정에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일차적으로 굳이 ‘갑’과 ‘을’이라는 단어를 타이틀에 넣어 갑과 을을 강조해야 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 이인제 의원과 김영식 회장이 왜 갑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로 방송 중 멘트와 자막으로 ‘갑’이라고 정한 이들을 재차 강조하는 모습이 불편했습니다.

▲ 'MBC다큐스페셜 갑을소통프로젝트 48시간에 출연한 이인제 의원 (출처-MBC)

시선뉴스 [지식용어]를 통해 갑과 을이 생겨난 유래와 의미에 대해 한 차례 다룬바 있습니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에서 그 의미의 시초를 짐작할 수 있고, 발주자는 돈을 주는 사람으로 ‘갑’, 돈을 받는 제조자는 ‘을’로 표기가 되는 겁니다. 즉, 계약의 주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을 갑, 반대의 사람을 을이라고 하는거죠.

그렇다면 과연 이인제 의원과 김영식 의원이 ‘갑’의 위치일까요?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서 주도적인 위치는 국민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MBC는 이인제 의원을 갑이라고 일을 하는 마트의 직원들을 ‘을’로 표현했습니다. 회장의 위치라고는 하나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회사에서 직원을 ‘을’로 표현했다는 것은 ‘갑을’의 위치를 방송국에서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린 겁니다.

또한 1회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갑을 소통 프로젝트'는 공익적 다큐라기 보다는 이미 MBC에서도 방영한 바 있는 미국 CBS의 <언더커버 보스>와 다를바 없는 포맷과 내용이었기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특히나 국민의 삶에 관심 갖고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국회의원이 정작 그동안 서민들의 생활을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 더 알려주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국회에서 발의되는 법 제정 등이 실제 생활에 얼마나 유용하지 않은지, 국민들이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예상이 없었다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였습니다.

분명 기획의도와 취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 신중하고 진중하게 접근하고 제작했어야 합니다. 이대로라면 갑과 을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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