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일상에 치여 정신 없이 지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에 언제 가도 반겨주는 그야말로 ‘휴식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나와 함께 한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기에 마음 놓고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굳이 털어놓을 얘기가 없더라도 찾아와서 아무 말 없이 있다 가도 항상 언제든 오고 싶을 때 오라는 엷은 미소를 짓는다. 일본 규슈에 있는 사가현은 시골에 있는 옛 친구처럼 언제 가도 친숙하고 반가운 곳이다.

 

□ 교류, 약탈, 그리고 다시 교류
사가현은 한반도와 오래된 친구 사이다. 까마득한 옛날 벼농사가 처음 인류역사에 등장하던 때부터 사가현과 한반도의 인연은 시작됐다. 일본은 고대 시대에 한반도에서 벼농사 기술을 받아들여 농경 및 정주생활을 시작하면서 일본 문화의 원형으로 불리는 야요이 시대를 열게 되는데 이 야요이 시대 최대 유적인 요시노가리 유적이 사가현에 위치해 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으로 약탈의 역사로 남아있던 사가현과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지난 2012년 일본 최초의 올레길이 열리면서 다시 교류의 역사로 바뀌었다. 규슈가 제주도 올레길을 그대로 도입해 이름까지 같은 올레길은 사가현에 현재 3개의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이중 가라쓰 코스는 제주도 해안 올레길과 비슷해 한국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 꽃놀이 명소부터 각종 여행 인프라까지
사가현이 그저 추억만 공유하는 무뚝뚝한 친구는 아니다. 갈 때 마다 새롭고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선사해주기 때문.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지금 사가현의 곳곳은 꽃으로 물든다. 벚꽃, 철쭉, 매화 등 봄을 대표하는 꽃들이 한국에서 온 친구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진다. 아사히가오카 공원은 특히 밤 벚꽃이 유명해 이국 땅에서 꽃에 취해 밤을 지새우는 흔치 않은 경험을 제공한다.

미후네야마라쿠엔은 한쪽에 철쭉, 한쪽에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역사, 올레길, 꽃놀이 여기에 더해 사시사철 열리는 사가현의 축제에 관한 정보는 사가현이 만든 관광 어플 ‘DOGAN SHITATO’에 모두 들어있다. 일본어를 몰라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가현이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해 운영 중인 다국어 콜센터는 한국어를 지원해 언제든지 편하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외국에 이런 휴식 같은 친구 하나쯤 갖고 싶다면 사가현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교통편
사가현은 티웨이항공 직항을 이용하면 80분 만에 갈 수 있으며, 후쿠오카 공항이나 하카타항을 경유해서 가는 방법도 있다. 사가현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현 내를 둘러볼 수 있는 직행버스나 리무진 택시, 렌터카 등의 교통편이 마련돼 있으며, 그 중 사가 쿠루쿠루 셔틀은 JR하카타역~우레시노~다케오~사가공항을 운행하는 현지 투어버스로 편리한 사가현 여행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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