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찾아 민생문제에 대한 회동을 가졌다.

새정치연합은 민생 문제에 있어 여당 단체장도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통합 의지'를 기본으로 잡아 이번 일정을 기획했는데, 홍준표 경남도지사와의 회동은 무상급식 문제가 민감한 사항이라 격렬한 면담으로 발전이 됐다.

문 대표는 "모든 아이들에게 급식을 주는 것은 의무교육의 하나로, 당연한 일이다. 의무급식이라고 표현해야 한다"며 "정치 논리 탓에 경남 아이들만 급식에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청과 해법을 논의하지도 않고서 그 돈을 다른 용도로 쓸 예정이라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서로 대화를 나눠봐야 한다"며 홍준표 도지사에게 말했다.

벽에다 대고 얘기 하는 것 같았던 문 대표와 홍 지사

이에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이 아니라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정말 힘든 계층 아이들의 급식은 정부에서 해결하고 있으니, 우리 예산은 서민 자녀들 공부에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미 지난해 12월 5일 도의회에서 예산이 확정이 됐는데, 만나서 얘기하려면 그 전에 했어야 했다"며 "또 의무급식을 해야한다는 주장은 '급식은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2012년 헌재 판례에도 어긋 난다"고 반박했다.

문 대표는 이와 같은 홍 지사의 발언에 "도의회 뒤에 숨지마라. 해법이 없다면 나는 일어서서 가겠다"고 말하자, 홍 지사는 "여기 오실 거면 대안을 갖고 왔어야 했다"고 하는 등 점점 분위기가 격해졌다.

이들의 신경전은 회담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회담을 마치고 도청을 떠나면서도 문 대표가 "잘못된 길을 가신다"고 하자 홍 지사가 "나중에 판단할 일"이라며 받아쳤고 문 대표가 "소득이 (없다).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줄 알았다"고 하자 홍 지사도 "저도 마찬가지"라며 끝까지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문 대표와 홍 지사는 서로 대안을 요구했다. 하지만 서로 대안은 없었다. ‘뭘 해달라’가 아닌 그렇게 하지 마라는 식의 회담이 되었다. 애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는 회담이었다. 문 대표는 이미 무상급식을 중단하겠다는 마음이 굳혀지고 도의회 통과라는 명분을 가진 홍 지사를 설득하려고 했다면, 지속적으로 홍 지사가 홍보하고 있는 선별적 무상급식의 폐혜를 들고 철저히 비난을 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가지고 대화를 나눴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은 그저 문 대표가 무상급식을 하지 말라는 ‘의지’만 공식적으로 전달한 시간이었을 뿐이었고, 덤으로 서로 감정만 상해 헤어졌으니 양쪽 모두 얻은 것 없이 마이너스만 된 꼴이 되었다.

야당 대표로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당 단체장을 만나겠다는 '통합 의지'를 보이는 문 대표. 지난 17일 청와대에서의 회동에서도 느꼈겠지만 여당과 야당은 민생문제를 바라보는 온도차가 다르다. 이를 간과하고 여당에게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어떠한 무기나 대안 없이 요구만 한다면, 문 대표는 앞으로도 계속 ‘면벽대화’를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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