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었다. 김장은 무거운 짐을 들고 나르고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씻고 다지는 등 전신을 사용하는 고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김장철이 끝나면 척추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특히 40대 이후 여성들의 경우 본격적으로 척추 관절의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가벼운 충격에도 허리를 삐끗하기 쉽고 척추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쪼그려 앉아 등을 구부린 자세로 일을 하는 것은 척추에 부담을 주고 근육, 인대를 자극하여 요추 염좌를 유발할 수 있다. 보통 허리를 삐끗했다고 표현하는 요추 염좌는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허리통증이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허리를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허리통증이 심하거나 다리로 이어지는 방사통이 나타난다면 정확히 검사를 받고 정확한 허리통증의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요추 염좌는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노화 등으로 인해 좁아지거나 변형되어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척추관 주변에 있는 뼈와 인대, 근육 등이 퇴행성 변화로 인해 두꺼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척추관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개 노인 환자들이 많지만 요즘에는 생활 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흔히 허리디스크라 불리는 척추질환의 정확한 명칭은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말 그대로 요추에 위치한 추간판이라는 조직이 제자리를 이탈하는 질환인데, 추간판 탈출의 원인으로는 노화, 외부의 충격, 갑작스러운 압력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척추를 지나는 신경이 압박되어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의 증상은 매우 유사하다. 신경이 눌리며 척추통증 외에도 하반신이 저리거나 아픈 방사통이 나타나는 것이다.

단, 허리디스크의 경우 걸어 다니면 통증이 개선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앉아 있거나 휴식을 취할 때 허리가 좀 덜 아픈 경향이 나타난다. 또 허리디스크 환자는 허리를 구부릴 때 통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지만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허리를 구부리면서 척추관의 압박이 다소 느슨해져 통증이 경감되는 특징을 보인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X-ray 검사나 근전도 검사, MRI 촬영 등이 필요하다.

다행히 이러한 질환은 초기에 발견하면 척추비수술치료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환자의 90% 이상은 수술이 아닌 비수술치료만으로도 호전되어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이어간다. 비수술치료는 절개나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지 않는 치료법으로 신경성형술, 신경차단술, 척추체성형술, 고주파수핵감압술, 풍선 확장술, 척추내시경 시술 등이 있다. 환자의 증상이나 통증의 정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최적의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 통증을 개선한 후에는 허리 주변의 근육을 기르고 자세를 교정하여 허리 건강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척추통증의 원인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며 환자의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는 맞춤형 치료가 시행되어야 한다. 환자와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척추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 연세백퍼센트병원 이모세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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