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이용한 아침 출근 시간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자가용을 운전하자니 유지비 등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해결책은 출근길이 비슷한 이들끼리 카풀(승용차 함께 타기)을 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직장인 전용 카풀 서비스 '원더무브'를 만든 김태원 대표를 만나봤다.

Q. 원더무브 서비스 어떻게 시작됐나?

- 집 주변에 직장 동료가 제법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경로를 기반으로 직장인들을 묶어주면 많은 사람이 이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현대자동차그룹의 IT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에서 장기간 일했다고 하던데?

- 맞다. 11년간 일했다. 원더무브의 첫 시작은 '직장인 카풀 서비스'를 주제로 2018년 4월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공모에서 수많은 경쟁을 뚫고 최종 선발되면서 사내에서 준비 기간을 거쳤다. 2년의 사내 개발기간 동안 현대차그룹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사업의 안목을 쌓으며 생존율을 높일 수 있던 고마운 시기였다. 이후 지난 2020년 5월 가능성을 인정받아 독립 기업으로 분사에 성공했다.

Q. 원더무브는 어떤 서비스인가?

- 원더무브는 카풀 운전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드라이버(운전자)가 출근할 때 지나는 경로를 소개하며 '카풀 방'을 개설하면, 라이더(이용자)는 유사한 출근길을 등록한 드라이버의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라이더가 특정 드라이버에게 카풀 신청을 하면 양측은 서로의 출근 경로, 동행 거리, 자신의 출근길과 일치하는 비율, 매너지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동 경로 간 사람들을 찾아 분석하는 '알고리즘 매칭' 기술도 직접 개발했다.

Q. 카풀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나?

- 카풀을 하는데 일률적인 요금은 없지만, 원더무브는 권장가격을 버스보다 비싸고 택시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설정했다. 요금은 드라이버가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 자신의 차가 크거나 유지비가 많이 들면 그만큼 더 받을 수도 있다. 권장가격은 택시의 40% 수준으로 설정한 상태다. 대략 월 20회 탑승을 기준으로 6만 원 남짓한 금액이다. 드라이버는 한 달에 3명을 태우면 18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

Q. 택시 등 기존 업계와 충돌을 줄이고 현행법을 지키고자 노력했다던데?

- 맞다. 합벅적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원더무브는 직장인만을 대상으로 오전 7~9시, 오후 6~8시 사이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행법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다.

Q. 코로나19 사태 속 도리어 카풀 서비스 수요가 높아졌다던데?

-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서울시 대중교통 수요는 34% 감소했고, 우버의 카헤일링 서비스 이용자는 70% 급감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꺼렸기 때문이다. 원더무브는 대중교통이나 차량 호출 서비스와 달리 매번 만나는 사람이 정해진 정기 서비스라 이러한 우려를 덜 수 있었기 때문이다.

Q. 해외 시장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던데?

-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이미 시장 조사도 마쳤다. 필리핀 등에서는 치안 사정 때문에 현지인은 '안전'을 중시한다. 직장인은 필리핀에서 신원이 보증된 사람들인 만큼 이들만을 모아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면 수요가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체 사전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70% 넘는 응답자가 서비스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Q. 국내 사업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 국내에서도 서비스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여행이나 운동 등 관심사를 기반으로 함께 여가를 즐길 사람을 연결해주거나, 교통 약자가 많은 농어촌 지역에 카풀을 제공하는 식이다. 물론, 법 테두리를 지키고자 수익은 추구하지 않을 계획이다.

Q. 앞으로의 목표는?

- 자유로운 이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모빌리티 시장 자체를 키워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을 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자산과 노동을 투입해 상호 이익까지 얻을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사회적 약자들이 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