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심재민 | “도, 개, 걸, 윷, 모” 명절이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기던 우리의 전통 놀이문화인 '윷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되어 그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윷놀이는 편을 나눠 윷가락 4개를 던지고 윷판의 모든 말을 목적지에 먼저 도달시키는 편이 이기는 놀이다. 윷놀이는 가정이나 마을에서 정초(正初)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주로 즐겼다. 윷가락이 엎어지고 젖혀진 상태에 따라 도·개·걸·윷·모를 뜻하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윷가락의 호칭은 일반적으로 하나를 도, 둘을 개, 셋을 걸, 넷을 윷, 다섯을 모라 부르는데, 이는 끗수를 나타내는 말이다. 도·개·걸·윷·모는 본래가 가축의 이름을 딴 것으로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 가리킨다.

윷놀이는 윷가락을 잘 던져서 모나 윷이 잘 나오게 하여 연속해서 던지게 되면, 아무래도 먼저 목적지에 말을 이동하게 되므로 승리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말을 잘 쓰고 못 쓰는 데에도 승패에 많은 영향이 있어 마지막까지 승부를 모르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하다.

문화재청은 이 윷놀이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윷놀이는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단절 없이 지금까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은 대표적인 전통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해왔다"고 설명했다.

윷놀이의 유래와 역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문헌에서는 '윷'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용어가 나오지 않지만, 나무로 만든 주사위를 던져서 승부를 다투는 백제시대의 놀이인 저포(樗蒲)와 동일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조선 초기에는 윷놀이에 해당하는 '사희'(柶戱)라는 단어가 쓰였다. 조선 중·후기 들어서는 '척사'(擲柶)라는 한자로 표기했는데, 최근까지도 윷놀이 대회를 '척사대회'라고 쓰는 경우가 있었다.

윷놀이는 조선시대 학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문표(1568∼1608)라는 학자는 윷판의 상징과 말의 움직임을 연구한 '사도설'(柶圖說)을 썼고, 심익운(1734∼?)은 윷가락과 윷판은 물론 놀이법을 자세히 기술한 기록을 남겼다.

윷놀이는 다양한 형태나 놀이 방법으로 변형되기도 했다. 윷가락은 지역에 따라 가락윷, 종지윷 등 종류가 다양하며 윷판 없이 말로만 노는 놀이도 있다. 최근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윷놀이도 이뤄지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할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윷놀이가 오랜 역사 속에 전승돼 온 점,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적 기록이 여럿 확인되는 점, 학술 연구 주제로서 활용도가 높은 점 등을 볼 때 국가무형문화재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봤다. 다만, 윷놀이는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되고 온 국민이 즐기는 문화라는 점을 고려해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와 보유 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윷놀이가 더욱 온전히 계승되어 국내는 물론 나아가 세계인이 즐기는 반전 요소 가득한 놀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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