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ㅣ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도 몇 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그 아픔이 계속되고 있다. 외국과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 핼러윈은 MZ세대들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10월 31일인 핼러윈은 미국의 축제로 잘 알려졌지만, 역사학자들은 고대 ‘켈트족’이 새해(11월 1일)에 치르는 사윈(Samhain) 축제에서 유래됐다고 본다.

‘켈트족’은 인도유럽어족의 한 일파인 켈트어파를 쓰는 인도유럽인을 가리킨다. 이들에 속하는 여러 부족이 영국 제도와 스페인 북부, 동쪽으로는 트란실바니아, 흑해, 아나톨리아의 갈라티아에까지 진출했으며, 브리튼·갈리아·보이·갈라티아·켈트이베리아 등 일부 부족은 로마 제국에 흡수되었다.

켈트족이 치르는 사윈 축제인 11월 1일에는 사후 세계와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악마나 망령이 세상에 나타날 수 있다고 여겼다. 사자의 혼을 달래고자 모닥불을 피우고 음식을 내놓았으며 망령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변장을 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악령들을 놀라게 할 목적으로 언덕 꼭대기에 거대한 모닥불을 피우기도 했다. 집 앞에는 죽은 이들이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집 앞에 음식을 놓아두었다. 한편, 이날은 악마의 도움을 간청할 수 있는 날로 여겨져 결혼이나 행운, 건강, 죽음에 관한 점을 치기도 했다.

이후 8세기 유럽에서 가톨릭교회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지정하자 그 전날인 10월 31일에 사윈 축제를 이어갔고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이라는 의미로 이후 핼러윈으로 불리게 됐다. 

현재의 핼러윈 문화가 정착한 것은 20세기 초반부터다. 이전까지는 미국으로 이주한 소수의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출신 이민자들이 벌이는 작은 행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부터 아일랜드 출신의 이민자가 급증하자 전통 축제인 핼러윈도 미국 내에서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1930년대 이후부터는 아이들이 분장하고 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과 과자를 얻는 풍습도 자리 잡았다.

핼러윈의 특징은 사탕과 의상이다. 유령이나 괴물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이 집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며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trick or treat)”라고 외치는 모습은 미국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에도 알려진 풍경이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 미라 등 대중문화를 통해 잘 알려진 괴물 의상을 차려입고 모여 파티를 한다.

핼러윈에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분장하고 축제를 즐긴다. 유령이나 괴물, 마녀 등 전통적인 복장 이외에도 유명 인사나 만화 캐릭터 등 창의적이고 독특한 복장으로 꾸미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 지역마다 핼러윈 퍼레이드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애초에 핼러윈은 한국과는 상관이 없는 날이었지만 미국 문화가 전 세계로 전파되면서 한국의 젊은 층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고 놀이공원이나 일부 거리에서 핼러윈 축제를 열고 있다.

MZ세대에게 글로벌 문화이자 또 하나의 명절로 다가온 ‘켈트족’의 축제에서 비롯된 핼러윈. 일각에서는 핼러윈이 상업적으로 남용되며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즐겨야 하는 축제의 현장이 참사의 현장이 된 만큼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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