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윤아Pro] 한반도에 115년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빗물터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00년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폭우로 서울 강남·서초 일대가 ‘물바다’가 되는 사태가 또다시 벌어지면서 서울의 빗물 배수 시스템을 전면 개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 

빗물터널은 집중호우 피해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상습 침수지역 7곳에 만드는 지하 대형 배수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중부지역 집중호우 피해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10년 전 백지화된 ‘대심도 빗물 터널’ 6개소에 대한 공사를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집중호우로부터 안전한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향후 10년간 1조5000억 원을 집중 투자해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한반도 기후변화로 이제 시간당 110㎜가 넘는 100년 빈도의 큰비가 수시로 오는 상황이 됐다”며 “10m이상 대형 배수관 설치 등 서울의 치수(治水)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비와 악연이 깊다. 과거 재임 시절인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이후 강남을 포함한 많은 곳에서 침수가 일어났다. 이에 상습 침수지역 7곳에 지하 대형 배수관인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오 시장이 물러난 이후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계획이 전면 수정됐고, 당초 계획된 7곳 중 양천구 신월동에만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설치됐다.

양천구 역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지만 시간당 95~100㎜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32만 톤(t) 규모의 저류 능력을 보유한 덕에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없는 강남지역의 경우 시간당 처리 능력이 85㎜에 불과해 대규모 침수피해로 이어졌다. 

이에 오 시장은 우선 1단계로 이번 침수피해가 컸던 강남역 일대와 도림천, 광화문 지역에 대해 2027년까지 (시설 건설을) 완료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단계 사업은 동작구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를 대상으로 관련 연계사업과 도시개발 진행에 맞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 안전에 대해 국가는 무한 책임을 진다”면서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지하 저류조와 방수 터널 건설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또 “(폭우)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으며, 이날 당정도 “대심도 배수 시설에 대한 예산 반영을 요청하고 수해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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