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신승우] 일본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라는 책이 발간돼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의 사토리 세대를 다룬 책으로 사토리 세대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태어나 돈벌이는 물론 출세에도 관심 없는 젊은이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일본은 한국의 미래 모습이다’라는 말이 있듯, 우리에게도 닥칠 미래를 암시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회, 정치, 경제, 패션 등 여러 분야에서 수치상 우리나라에 비해 앞선 일본은 실제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들로 자주 비교되곤 한다.

그중에서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사이에 불리는 신조어로 ‘달관 세대’가 있는데 이는 ‘사토리 세대’와 의미가 상통한다. 달관 세대는 절망적 미래에 대한 헛된 욕망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안분지족하며 사는 세대라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정규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승진보다는 일이 적은 부서로 가고 싶어 하며, 돈은 적게 벌어도 적게 쓰고 잘 놀려고 하는 세대다. 즉 달관 세대란 적게 벌어 적게 쓰면서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 하는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달관 세대는 그 의미가 사자성어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의미와 비슷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달관 세대는 높은 청년 실업률로 볼 수 있는 취업 현실에서 청년들의 희망과 욕망이 없는 무기력함을 보여주는 거 같아 씁쓸함을 더한다.

이같이 ‘달관’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자신들이 원해서라기보다 어쩔 수 없이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발생하게 된 전 세계적인 시대 현상이기도 하다.

4~5년 전 사토리 세대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일본 기성세대들 사이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현상을 타개하려는 도전도, 미래를 위한 분투도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사토리 세대'는 이제 일본 사회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사회현상이 됐다. 달관 세대, 자의적으로 도전과 희망을 포기해버린 젊은이들로 봐야 하는지, 타의적으로 만들어진 세대로 봐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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