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24절기는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적 구분을 하려고 만든 것으로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 간격으로 총 24개의 절기로 구분한다. 그중 열 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하지’는 천문학적으로 일년 중 태양의 적위가 가장 커지는 시기로 이 무렵 태양은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 오늘은 하지를 맞아 낮 시간이 가장 길어지는 24절기 중 하나, ‘하지(夏至)’에 대해 알아보자. 

첫 번째, 24절기 중 열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 하지의 ‘정의’ 

[사진/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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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는 24절기 중 망종과 소서 사이에 들며, 오월의 중기로 음력으로는 5월, 양력으로는 대개 6월 22일 무렵이다. 태양이 가장 북쪽인 하지점에 위치하게 되며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아진다. 그러나 남반구에서는 북반구와 반대로 하지에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낮다. 

정오의 태양 높이도 가장 높고,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이다. 동지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해 이날 가장 짧아지는 반면, 낮 시간은 일년 중 가장 길어진다. 이날 지표면에 닿는 태양 빛이 가장 많기 때문에 이날부터 점점 기온이 올라가, 삼복 때 이르러 절정을 이루게 된다.

두 번째, 중국에서 기원한 24절기 하지의 ‘유래’ 

[사진/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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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는 일사량과 일사시간이 가장 길어 여름 더위의 절정을 의미하는 용어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24절기가 중국에서 기원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는 절기의 이름과 실제 기후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고려사>에 따르면 5월 중기인 하지 기간 15일을 5일씩 끊어 3후(候)로 나누었는데, 초후에는 사슴이 뿔을 갈고, 차후에는 매미가 울기 시작하며, 말후에는 반하(끼무릇·소천남성·법반하라고도 하며, 덩이뿌리로 밭에서 자라는 한약재)의 알이 생긴다고 했다.

과거 농경 사회에서는 음력을 따르는 것이 더욱 적합했다. 7일을 주기로 생활했던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는 15일을 주기로 생활했기에 달을 기준으로 하는 15일 주기가 편리했다. 달을 기준으로 하면 어김없이 15일 주기로 변화하기 때문에 음력을 따르는 것이 농경 사회에 적합한 것이다.

세 번째,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쁜 시기의 농촌 ‘풍습’ 

[사진/Pxhere]
[사진/Pxhere]

이 시기에는 장마와 가뭄 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년 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쁘다.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및 건조, 병충해 방제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 감자의 수확은 하지가 제철이기 때문에 감자를 ‘하지감자’라고 하기도 하고, 햇감자를 ‘하지감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강원도지역에서는 파삭한 햇감자를 캐어 쪄먹거나 갈아서 감자전을 부쳐 먹는다.

농촌에서는 하지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리고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는데, 우리나라는 예부터 3~4년에 한 번씩 가뭄으로 인한 재앙을 당해 조정과 민간을 막론하고 기우제가 성행했다. 민간에서는 산이나 냇가에 제단을 만들고, 마을 전체의 공동행사로 제사를 지냈다. 

절기를 만들어 사용하며 계절의 변화를 정확하게 알며 농사를 지었던 선조들의 지혜가 대단하기만 하다. 하지에는 제철 음식으로 감자가 꼽히는데 감자는 열을 식혀주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름철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좋은 음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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