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 중 주요행보였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이는 한미 '반도체 동맹'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반도체가 대체 뭐 길래’ 양국은 동맹을 맺어가며 기술을 선점하려 하는 것일까?

먼저 반도체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반도체는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보다는 전기를 잘 통하지 못하지만, ‘부도체’보다는 비교적 전기를 잘 통하는 물질을 말한다. 어떻게 보면 이도저도 아닌 성격이지만 이러한 점이 ‘반도체’의 특장점이다. 

어떻게 보면 애매한 특성의 반도체가 전자기기에 주요 ‘*소자’로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기가 강하게 흐르는 도체, 아예 흐르지 않는 부도체에 비해, ‘반도체’는 전기의 흐름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살이 매우 센 강에는 댐을 건설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물살이 아예 없는 호수에는 댐을 건설할 이유가 없기에, 그 중간 성격인 ‘반도체’를 통해 전자 기기의 전기 흐름을 제어하는 핵심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반도체는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관련 제품에는 거의 대부분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컴퓨터, 스마트폰, 냉장고, TV는 물론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MRI, 초음파영상 등은 물론 우주개발을 위한 우주선과 자동차에도 반도체 칩이 활용된다. 

반도체는 ‘제어’ ‘기억’ 등 장치에 사용되며 기본단위는 트렌지스터(전자 스위치)다. 이러한 반도체는 경쟁이 심한 분야이다 보니 시시각각 그 기능이 향상되고 있다. 통상 18개월마다 두 배씩 그 기능이 향상된다고 하는데 이를 ‘무어의 법칙(미국 과학자 고든 무어 주창, 1965년)’이라고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반도체 칩의 정보 기억량은 2년 내외 주기로, 두 배로 향상된다. 하지만 가격은 변하지 않는다. 5년이면 약 10배 이상, 10년이면 약 20배 이상 발전을 거듭한다는 것. 이를 통해 반도체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기억량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 면에서는 이 무어의 법칙이 통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등으로 반도체 생산과 수출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반도체와 이를 활용한 제품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다. 

때문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자체 개발 및 생산 능력을 키우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 대표적 동맹국인 미국과 협력해 반도체 산업 발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국내 반도체 투자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 인센티브를 확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전력·용수·도로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반도체 단지를 조성할 때 신속한 인허가 처리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반도체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오는 8월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에 맞춰 관련 지원책을 추가 시행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특히 인재 육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수도권과 지방의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대폭 늘려 2만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그동안 전문 인력난을 호소하며,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기업과 연구소에선 연간 1,500명의 신규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국내 반도체 관련 학과를 통해 배출되는 신규인력은 600~700명에 불과하기 때문. 윤 대통령은 인재 양성을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규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풀고,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리기 위한 실질적인 입법 개선책 마련이 속속 이루어 질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에는 전쟁 중인 러시아가 비우호국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의 일환으로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인 네온, 아르곤, 헬륨 등 희소한 가스의 수출을 올해 말까지 제한하기로 하기로 했다. 또 세계 최대 희귀 가스 공급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지난 3월 이들 가스의 생산을 중단한 상황. 참고로 네온은 반도체 노광공정에서 사용되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의 원재료 중 하나로, 공기 중에 0.00182% 밖에 포함돼 있지 않다. 러시아는 전 세계 희귀 가스 공급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세계 반도체 시장의 공급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기에 우리나라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희귀 가스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해 하반기부터 네온의 국내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제조용 특수가수 전문 소재기업인 TEMC는 올해 초에 열린 산업통산자원부와의 간담회에서 "하반기부터 국산 네온 가스를 반도체 소자업체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우리생활에 꼭 필요하기에 기술 개발과 생산과 공급이 정말 중요한 반도체, 특히 반도체 기술이 해외 의존도가 높을수록 국가 경쟁력과 경제적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다양한 대책과 지원으로 현재의 반도체 난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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