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 최근 언론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자살 관련 뉴스는 누구에게는 언제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오늘 아이디언 인터뷰에서는 ‘한국자살예방협회’(이하 협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인 김현정 교수와 함께 우리 삶 중 가장 극단적인 선택인 ‘자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part.1 가장 끔찍한 단어 ‘자살’, 극단적인 선택의 이유와 현 세태의 심각성

- ‘한국자살예방협회’ 어떤 기관인가요?
우선 ‘한국자살예방협회’는 NGO 단체이고요. 자살 문제가 대두되기 전인 2003년 말 협회가 창립되었고, 현재 정부에서 자살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부터 더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살예방 상담은 물론이고, 자살 관련 법안을 국회의원과 함께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살예방교육을 하기 위한 생명사랑도우미, ‘보고듣고말하기’라는 우리나라만의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강사를 양성 그리고 보급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한국자살예방협회’(이하 협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인 김현정 교수
- 많은 활동을 하시네요. 우리나라는 10년 넘게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데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먼저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왜 자살을 했을까’에 대한 정확한 자살 원인을 규명한 것이 없다는 점입니다.

외국 논문이나 연구에 의하면 자살의 이유는 대체적으로 ‘상실’이라고 나오는데요.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거나’, ‘헤어졌거나’, ‘이혼을 했거나’, ‘누군가가 죽었거나’, ‘어떠한 신체적인 질병을 앓고 있어서 절망을 느끼거나’ 이런 상실 앞에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때’와 ‘내가 효용가치가 없는 사람이고 어디에서도 나를 원하지 않는 그런 존재다’라는 느낌을 오랫동안 받아올 때 그런 생각들이 있다고 합니다.

- 자살률이 높은 나라에서 아직 관련 연구가 없다. 참 아이러니하네요.
네.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는 자살예방에 대한 예산이 일본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편입니다. 현재 일본이 3000억 정도로 알고 있거든요.

 
-자살 예방으로 사용하는 국가예산이 3000억이나 된다고요?
네. 최근 30억에서 50억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지만, OECD 국가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의 시급한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인식의 문제’인 것 같아요. 엄청난 사회적 이슈임에도 정부나 국회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인력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생명을 스스로 끊는 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거든요.

특히 20~30대 사망률 1위가 자살이고 노년층 자살률도 굉장히 높습니다. 일단 ‘내 문제는 아니고 나는 괜찮으니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살에 대한 문제는 곧 사회의 문제고 국가와 국민들 모두가 힘을 합쳐 해결해 주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외국이나 예방의학을 하는 학자들은 ‘자살이라는 것은 사회적인 전염병이다’라고 얘기할 정도입니다.

part.2 베르테르 효과와 ‘자살’에 대한 인식

- 요즘 언론에서 많이 나오는 ‘자살’관련 뉴스 기사들. 어떻게 보시나요?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사실 ‘생을 스스로 마감한다는 것’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관심받을 수 있는 이슈 중 하나거든요. 이렇게 슬픈 일을 호기심 충족시키는 활동으로 기사를 작성한다는 것이 씁쓸하죠. 굳이 자살에 대한 보도를 육하원칙에 맞춰 상세하게 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이고 상세한 뉴스, 심지어 재방송까지 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자살’보도가 나오면 ‘베르테르 효과’도 물어볼 수밖에 없거든요?
네 그렇죠. 일단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에서 유래가 됐잖아요.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데 사랑이 이루어질 수가 없어서 혼자 권총으로 자살을 한 것이 나중에 엄청나게 미화가 됐고, 그 당시 유럽에서는 소설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자살을 했어요. 그래서 생긴 용어죠.

▲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는 자살예방에 관련해 여러 학술대회를 열고있다.(출처/한국자살예방협회)
-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사례가 있나요?
정확히 사례를 들 수는 없지만... ‘40대에 사업에 실패한 가장이 연탄가스를 피워서 어떻게 했다’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은 ‘어머 끔찍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살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은 ‘나도 40대에 사업에 실패한 무능력한 가장이니까 나도 저렇게 해야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죠.

보드게임으로 치면 ‘젠가’같을 겁니다. 위태위태한데 한 피스를 빼서 무너지게 되는 것이죠. 어느 누가 어느 시점에 한 기사를 읽고 어떻게 자극을 받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기사를 작성할 때는 조금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섣부른 자살 보도는 유족들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슈와 시청률·단독에 목마른 언론과 방송이라고 할지라도, 고찰과 고심이 필요한 이유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듯(물론 장난으로 보도를 하지는 않겠지만) 자칫 죽을 수도 있는 개구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이디언 2편에서는 ‘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인 김현정 교수와 자살 증후와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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