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여느 행사나 명절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 하나 있다. 바로 ‘떡’이다. 오랜 전통으로 내려온 우리의 음식 문화인 ‘떡’. 슬로우푸드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 것 외에는 떡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오늘 아이디언 인터뷰에서는 ‘웬떡’의 이규봉 대표와 함께 우리 삶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떡’에 대한 역사부터 의미를 설 연휴를 맞아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part.1 오랜 역사를 가진 떡의 어원

- 일반 사람들은 ‘떡’이라고 하면 시루떡, 찹쌀떡 등을 많이 생각하면서도 그 ‘떡’에 대한 어원이나 유래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떡’이라는 것은 ‘밥’보다 먼저 먹었습니다. 옛날 유목민 생활을 할 때는 곡물을 응어리 쳐서 덩어리로 만들고 ‘떡’과 같은 것을 들고 다니면서 먹었다고 합니다. 그 후 농경사회가 되고 조리기구가 만들어 지면서 ‘밥’을 해먹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가 5천 년 역사라고 하잖아요. 이 ‘5천 년의 역사’가 바로 ‘떡의 역사’라고 보면 되실 것 같아요.

 

- 5천 년의 역사라고 하니까 떡을 다시 보게 되는데요. 그렇다면 그 긴 시간동안 우리의 생활과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요?
관혼상제나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통과의뢰, 제천의식에 ‘밥’보다는 ‘떡’이 올라가요. 그리고 지금도 아이가 태어나거나 백일, 돌 때도 전부 ‘떡’을 돌립니다. 결혼 할 때도 이바지음식으로 시부모님께 ‘떡’ 말고 ‘빵’을 보내면 속된 말로 맞아죽죠. (웃음)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는 기본적으로는 ‘떡’이 들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part.2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떡의 의미

- 말씀한 것처럼 떡에는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명절이나 행사 때 먹는 떡마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설 연휴 잖아요. 설날에는 가래떡으로 만든 떡국을 먹죠. 가래떡을 만들 때 갈래갈래 길게 나와서 ‘길게 살아라’, 즉 생명의 장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데요. 가래떡 색이 흰색이잖아요.

설날의 뜻을 먼저 알아보면 ‘설설 긴다의 설’이에요. 그 이유는 ‘한 해가 시작되는 첫 날이기 때문에 하루를 조심해라’라는 의미에요. 그래서 하얀 떡국에는 깨끗하고 평온한 한 해가 되어달라는 기도가 들어있죠. 그리고 옛날에는 떡국을 동전모양으로 썰었는데 그 뜻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또 떡국을 한 그릇 먹고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그런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떡으로 많은 의미를 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가래떡 – 가래떡으로 만드는 떡국은 깨끗하고 평온한 한 해가 되어 달라는 기원이 담겨져 있다.(출처/웬떡 홈페이지)

- 보통 설에 먹는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로 알고 있었는데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군요. 그렇다면 대명절인 추석에 먹는 송편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추석에 송편 올라가는 것은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할 정도로 오곡이 무르익잖아요. 설날에는 이미 무르익은 오곡이 있는 것이고 추석에는 새로 곡식을 거둬들여요. 그 해 거둬들인 햅쌀을 가지고 빚은 송편을 우리가 ‘오려(오려-올벼, 올해 추수한 쌀)송편’이라고 합니다.

▲ 송편1 – 추석에 먹는 송편은 풍요로움을 나타낸다.(출처/웬떡 홈페이지)

추석에 올리는 송편의 의미를 보면 ‘속이 꽉 찬 사람으로 살아달라’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송편을 빚죠. 대추송편, 감자송편, 밤송편, 호박송편 등 많은 것들을 다 넣죠. 이 것은 풍요로움을 나타냅니다. 그렇게 해서 풍요로운 한가위를 즐기는 것이죠.

- 대명절의 설명만으로도 다양한 떡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의미를 언제부터 부여 했을까요?
참으로 어려운 질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떡에 대한 의미 부여는 구전으로 내려왔고 문헌으로 내려오는 게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시절식과 명절식을 보면 조금 알 수 있는데요. 시절식은 그 시절에 나는 음식을 가지고 만들었고 명절식은 명절에 해먹었거든요. 별식이라는 거죠. 매일 밥을 먹다가 오늘은 ‘동지다. 팥죽을 끓여먹자’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의 절기나 시대에 맞춰 특별한 걸 만들어 먹은 것이죠. 그래서 그 때부터 해먹기 시작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 이 음식이 만들어져서 먹었다’라는 것이 기록되어있는 문헌은 없어요.

떡을 보면 인절미를 누가 개발했는지, 송편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음식은 보통 구전으로 내려온 오래된 문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명쾌한 답이 없이 구전으로 내려오고 그 다음에 시인들이 노래 부르면서 그 속에서 담겨있는 것이죠.

part.3 우리가 모르는 떡의 종류들

- 보통 알고 있는 떡의 종류는 손에 꼽을 만한데요. 우리나라에는 떡이 몇 종류가 있을까요?
우선 책에 있는 것은 한 200~400가지가 되고요. 고문원에는 그것보다 더 많습니다. 떡은 재료가 쌀이잖아요. 밥을 먹을 때 반찬 구애를 안 받죠? 떡에도 모든지 다 넣을 수 있어요. 제가 강의를 하거나 설명을 할 때 ‘돌 빼고는 다 넣을 수 있다’고 하거든요. 떡의 재료는 무궁무진합니다. 단지 연구를 안 하고 개발을 안 할뿐이지 정말 뜻있는 사람들이 떡을 개발을 한다면 더 다양하고 좋은 떡이 많이 나올 수 있어요.

- 만드는 방식에 따라서 떡을 구분 할 수도 있는 것인가요?
당연합니다. 만드는 방식에 따라 떡의 종류가 바뀌죠. 만드는 방식은 찌는 떡, 치는 떡, 지지는 떡, 누르는 떡 등이 있습니다. 찌는 떡은 보통 백설기나 시루떡을 볼 수 있고요, 치는 떡은 찹쌀떡, 인절미 그리고 지지는 떡은 부꾸미 종류나 주학, 오메기 종류들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르는 떡은 절편 종류로 알고 계시면 됩니다.

▲ 시루떡 – 우리가 흔히 먹는 시루떡은 찌는 떡에 속한다.(출처/웬떡 홈페이지)

- 제가 궁금한 것 중 하나가 강원도 지역의 감자떡이 있는데요. 이건 쌀도 아니고 찹쌀도 아닌데 떡이라고 합니다. 맞는 건가요?
국민들은 쌀로만 만들어야 떡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메밀총떡(메밀전병)도 메밀을 가지고 만들거든요. 우리가 비오면 막걸리에 꼭 먹는 빈대떡도 떡이에요. 떡은 탄수화물이면 다 가능합니다. 우리 곡물 중에 탄수화물이 있는 것이 보리, 쌀, 찹쌀, 메밀, 율무 이런 종류와 고구마, 감자 등이 있죠. 탄수화물이 있으면 다 떡이 될 수 있습니다.

- 떡의 정의라고 해야 하나요? ‘탄수화물만 다 들어가면 떡이 될 수 있다’라고 말씀 하셨는데 상당히 어려운 부분도 있는 거 같네요.
‘떡이 이것이다’라고 규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밥이 이것이다’라고 규정하는 것과 같이 생각하면 되죠. 밥도 쌀만 가지고 안하잖아요. 우리 옛날에 조밥, 보리밥도 해먹었잖아요. 뭐든지 다 가능한 거죠. 떡에 보면 밀가루로 만든 떡도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떡을 ‘꼭 쌀로만 만든다’ 이런 건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금까지 단 한마디의 말로 소비자의 궁금증을 다 풀어줄 수 있는 것이 산수, 수학 푸는 거 말고 대한민국에 몇 개 나 되겠습니까? 문화나 사회과학이라는 게 그런 것이라고 봐요. 음식은 발전하는 학문으로 보셔야 합니다.

각 절기, 명절마다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떡들. 그냥 먹는 음식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만든 조상님들의 지혜를 인터뷰 내내 엿볼 수 있었다. 이어지는 아이디언 2편은 우리의 전통 음식문화인 ‘떡’의 세계화를 꿈꾸는 이규봉 대표와 함께 국내 ‘떡’시장과 해외 발전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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