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달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이정재(50). 그는 앞서 고섬어워즈, 골든글로브에서도 남우주연상 후보로도 오르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서 제3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 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 트로피 들고 환호하는 이정재 [산타모니카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이처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이제는 지구촌의 주목을 받는 이정재는 모델 출신으로 90년대 초 등장과 함께 훤칠한 비주얼을 바탕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1990년대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1995)를 통해 청춘스타 반열에 올랐다. 윤혜린(고현정)의 보디가드 백재희 역을 맡은 이정재는 늘 한 발 뒤에서 혜린을 묵묵하게 지키는 모습으로 특히 여성팬들의 열열한 지지를 얻었다.

이정재(좌) 정우성(우) [영화 '태양은 없다' 스틸컷]

이후 영화 '태양은 없다'(1999)로 27살의 나이에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남성 배우 반열에 올랐고, 이 작품을 통해 '절친'으로 소문난 배우 정우성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또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인 임상수 감독의 '하녀'(2010)에서는 욕망에 충실한 주인집 남자 훈으로 분한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화제작을 만들었다. 특히 영화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 '신과 함께' 등 출연 영화들이 연달아 히트하면서 흥행보증 수표로 불렸는데, 천만 관객을 넘어선 출연작이 무려 4개나 된다.

[영화 '관상' 스틸컷]

그런 흥행에는 작품성과 함께 이정재의 연기가 빛을 발휘했다. 매 작품마다 180도 바뀐 모습으로 등장하는 탓에 '캐릭터 수집가 이정재'라고 불렸을 정도다. 대표적으로 영화 '정사'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청년, '선물'에서는 시한부 통보를 받은 아내만을 위해 무대를 준비하는 무명 개그맨, '태풍'에서는 강인한 해군 장교, '사바하'에서는 신흥종교단체의 실체를 쫓는 속물 목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형제를 죽인 청부살인업자를 향한 복수를 꿈꾸는 역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컷]

그런 그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 배우로 발돋움 하게 한 작품은 바로 ‘오징어 게임’이다. 이정재는 이 작품에서 사채업자들에 쫓기다 생존 게임에 참가한 주인공 성기훈을 연기했는데, 술과 도박에 빠져 폐인처럼 살아가면서도 사람에 대한 믿음만큼은 놓지 않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냈다.

이정재는 배우 뿐만 아니라 연출과 사업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이어오고 있다. 먼저 이정재는 배우가 아닌 연출자로서의 도약도 꿈꾸고 있다. 영화 '헌트'의 연출과 주연을 맡아 지난해 11월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 액션극 '헌트'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20여 년 만에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스틸컷]

이정재는 또 정우성과 함께 6년 전 설립한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에 배우 안성기, 염정아, 고아라, 박소담, 이솜 등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회사 지분을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에 매각하는 등 사업가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다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인 배우이자 연출가, 그리고 경영에서도 뛰어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이정재가 앞으로 또 어떤 행보를 이어가며 찬사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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