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3포 세대, 5포 세대 등 녹록치 않은 시대의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들이 희망보다 포기를 먼저 맛보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보다 앞서 기본 교과 교육을 받는 학생 시절부터 이미 학습법보다 포기를 먼저 배우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수포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한국 기본 교육에 우려가 되고 있다. 

수포자는 ‘스스로 수학 공부를 포기한 자’를 의미한다. 주로 과거에는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수학과 과학을 다루는 이과가 아닌, 문과 및 예체능계, 전문계를 선택한 학생들 사이에서 ‘수포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 이상의 수학 공부가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지 않아, 복잡하고 어려워진 수학을 포기하는 경우 ‘수포자’를 선택 한 것으로 전공과목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본을 익혀야 하는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수포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지난 5일 초·중·고 학생 3천707명을 대상으로 한 수포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중학교 3학년 학생의 22.6%, 고등학교 2학년의 32.3%가 스스로 수학 공부를 포기한 이른바 '수포자'라고 생각했고, 초등학교 6학년에서도 응답자의 11.6%가 자신을 '수포자'로 규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렇게 교과목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데에 있다. 사걱세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수포자 비율은 작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수학 교과 기초학력 수준 미달 비율보다 중학교는 1.68배, 고등학교는 2.34배 높은 수준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더 많은 수포자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교과 공부의 최종 목표점인 ‘수학능력시험’을 바탕으로 한 교과 정책으로 인해 어려워진 난이도에 있다. 교육부는 사교육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반대로 난이도는 더욱 올라갔고 사교육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특히 수능 범위를 줄인 것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 변별력을 둬야 하기에 문제의 난이도는 어려워졌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학습지와 문제지들 역시 점차 상향평준화 되면서 수학은 학생들에게 점차 ‘난제’의 연속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를 보면 '나는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라는 질문에 무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44.9%, 중학교 3학년 학생의 60.6%,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72.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사걱세가 초·중·고등학교 교사 3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로 '누적된 학습결손(69%)'을 꼽았다.

이처럼 기본 교육조차 어려워 포기를 먼저 배워야 하는 학생들. 향후 정부는 수학 기초학력 수준 미달의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진정시킬 수 있는 특단의 수학교육 대책을 세워서 수포자 발생을 예방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수능 시험 제도를 보완해 고통스러운 경쟁이 아닌 자연스러운 학습 동기를 고취할 수 있도록 교과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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