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이미지 서치 임하은 수습] 정치계와 연예계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학력위조 논란. 그럴 때마다 학력위조 인물과 함께 거론되는 키워드가 있었다. 바로 ‘리플리 증후군’이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을 둘러싼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자신만의 거짓의 세계관을 만들고 그것을 진실로 믿으며 상습적으로 거짓말과 행동, 허세를 일삼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말한다. 정식 진단명은 아니며, 다른 말로는 ‘리플리 효과’ ‘리플리병’ 등이라 부른다.

학력위조와 ‘리플리 증후군’이 함께 따라다니는 이유는 학력위조 행위자가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일삼거나 또는 그것을 마치 실제처럼 믿으며 가상 인물의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리플리 증후군은 최초로 1955년 미국의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가 쓴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의 주인공 ‘리플리’의 이름에서 유래 했다. 소설 속에서 ‘리플리’는 친구이자 재벌의 아들인 ‘디키 그린리프’를 죽인 뒤, ‘그린리프’의 삶을 가로채 살아간다. 소설 속에서 ‘리플리’는 거짓말과 행동을 일삼으며 그린리프의 삶을 살아가고, 마치 그것이 실제인 듯 행동하는 대담함과 뻔뻔함을 보이는데, 이런 점에서 착안되어 이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리플리 증후군’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후 영화 <리플리, 2000>로도 제작되는 등 잘 알려진 인격장애 중 하나로 불리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세간을 놀라게 한 ‘신정아’의 학력위조 사건을 통해 ‘리플리 증후군’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신정아의 사건을 보도하면서 소설에 빗대어 ‘재능 있는 신씨(The Talented Ms. Shin), 한 여성은 한국의 문화귀족을 어떻게 농락했나?’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게재했다. 또한 신정아의 사건을 모티브로 2011년 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가 제작되어 방영되었고, 이후 방송인, 유명 강사 등 다양한 학력위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당사자들에 대한 비난과 함께 ‘리플리 증후군’이 세트처럼 거론되기 시작했다. 

리플리 증후군은 단순한 거짓말쟁이가 아닌 하나의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플리 증후군은 ‘반복적인 거짓말’ ‘가명 사용’ ‘자신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해 타인을 속이는 사기성’ 등의 특징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보통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탈로 날까봐 두려워하는 반면, 리플리 증후군은 오히려 거짓으로 만들어진 상황을 사실이라 여기며 즐기고 행복해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단순한 거짓말과 달리 허세와 허언을 되풀이 하고 즐기는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 거짓에 빠져 살아가는 ‘망상 장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주로 미신이나 믿기 힘든 사실에 빠져서 살아가는 ‘망상’은 주변사람들이 현혹되지 않을 만큼 현실성이 없거나 괴이 하지만, 리플리 증후군은 다른 사람들이 거짓인지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그럴싸한, 혹은 검증하기 어려운 거짓말들을 이어가며 속이고 거기서 이익까지 본다는 데에 있다. 

보통 ‘리플리 증후군’이 취업 위조, 금전 피해 사기, 이단 종교 등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도 그러한 특성에서 기인한다. 때문에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갖게 하는 키워드이다. 자신의 이익이나 쾌락을 위해 허언과 허세 등 거짓말을 일삼고 그 상황을 즐기며 이익을 탈취하는 ‘리플리 증후군’. 이와 관련한 이슈가 끊이지 않고 불거져 나오며 많은 사람들을 현혹하고 또 일부 사건은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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