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신승우] 지난해 10월 말 일본의 분쟁지역 전문 프리랜서 기자 고토 겐지(後藤健二·47)는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활동하는 시리아에 들어갔다. IS에 붙잡힌 민간군사업체 대표 유카와 하루나의 행방을 추적하고 IS가 장악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행적이 묘연해져 실종된 것으로 추정됐던 고토 겐지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월 20일 IS 동영상을 통해서였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나는 겐지다’란 캠페인이 벌어지며 그의 무사귀환을 기원했지만, IS는 유카와 참수 사진을 공개한 지 8일 뒤인 1월 31일 고토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IS가 고토 겐지를 살해한 후, 고인의 동료들이 시작한 페이스북 커뮤니티 ‘I AM KENJI’에는 고인을 향한 애도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I AM KENJI’에 처음 글을 올린 네티즌은 “아직 믿을 수 없다. 지금껏 없었던 깊은 절망과 분노를 느낀다. 이 같은 일은 절대 용납되어서 안 된다”며 슬픔을 나타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애도를 표시하고 있는 고토 겐지는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든 채 인권, 평화 등을 테마로 중동, 북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등 험지에서 취재 활동을 벌였다. 특히 그는 분쟁지역에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거나 소년병이 되길 강요당한 아이들의 삶을 저술과 강연으로 알리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IS에 체포되기 전까지 직접 촬영한 영상 자료를 활용, 일본 내 대학교와 중학교 등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이 체험한 분쟁 지역 아이들의 삶을 전했고 일본유니세프협회에도 협력해왔다.

한편, 고토 겐지는 시리아에서 연락이 두절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영상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는 시리아 사람을 원망하지 않으며, 모든 책임은 나 자신에게 있으니 시리아 사람에겐 어떤 책임도 지우지 말아 달라”는 말을 남겨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고토 겐지가 희생당한 이후 전세계는 IS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다. 고토 겐지의 애도를 표하며 그의 정신을 마음속에 새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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