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러시아 예술계를 뒤흔든 아방가르드 걸작들이 서울을 찾는다. 한국일보는 내달 3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품전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전」을 개최한다.

아방가드르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전 세계적 위기에 경각한 지성의 반작용으로 등장한 혁신적 예술 경향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품들 중에서도 1917년 러시아혁명 당시 ‘미술 혁명’을 주도했던 대표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는 러시아의 국립미술관인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 소장품들을 중심으로 크라스노야르스크 미술관, 니즈니 노브고로드 미술관, 연해주 미술관 소장품들이 함께 소개된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 연방 문화부에 문화재로 등록 관리되고 있는 국보급 작품들이다.

특히,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즉흥’, ‘인상’, ‘구성’ 시리즈를 남긴 바실리 칸딘스키의 대표작 ‘즉흥’ 시리즈 중 세 점이 소개된다.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선구자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대표작을 포함해 입체-미래주의 경향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된다.

또한 ‘광선주의’와 ‘신원시주의’로 유명한 미하일 라리오노프와 나탈리야 곤차로바의 작품들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 밖에 현대 사진예술과 광고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알렉산드르 로드첸코의 대형 회화작품은 전시의 백미를 이룬다.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중앙대학교 김영호 교수는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소비에트 혁명 초기 퇴폐 예술로 낙인이 찍혔으나, 50년 뒤에 미니멀아트로 부활한 ‘역설적 창조의 예술’”이라고 소개한다.

특히, 김 교수는 “1910~20년대 러시아의 전위적 예술운동은 한국의 추상미술과 단색화의 탄생에도 영향을 끼쳤다. 21세기 ‘문명사적 전환기’에 러시아 아방가르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스탈린 집권 이후 퇴폐미술로 낙인 찍혀, 동서 이념 대립과 냉전의 장막 속에 60년 이상 가려 있었다.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러이사 아방가르드는 현재 20세기 현대미술, 건축, 디자인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예술 경향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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