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7080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어린 시절 만화 그리고 영화들. 특히 그 시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 있다. 구성의 흐름도 시대적 유행이 있듯, 90년대 초중반의 많은 작품은 악당과 선인이라는 2분법 적인 시각. 그리고 권선징악이 구성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돼서 보니 그 시각이 조금 다르다고 할까. 알고보면 악인인줄 알았던 캐릭터가 주인공보다 더 불쌍한 캐릭터 였다니...현대인의 관점에서 다시 보는 캐릭터를 살펴보자.  

첫 번째,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 
30세로 추정되는 고길동. 어린시절 둘리가 불쌍한 줄만 알았지만 알고 보면 고길동은 불쌍한 사람. 둘리를 자꾸 괴롭혀서 나쁜 아저씨로 기억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다시 보면 둘리가 착한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고길동이 쉬려고 하면 둘리가 와서 괴롭히고 또 귀찮게 한다. 즉 원인 제공은 항상 둘리가 했다는 것. 그러면서도 둘리 및 일행을 무상으로 집에 거주시키고 내쫒지도 않는 사람이다. 심지어 레코드판 50여개와 100만원 상당의 도자기를 파손 당한 상황에서도 화만 낸다. 

두 번째, <나 홀로 집에>의 ‘도둑들’
크리스마스 시즌 빼놓지 않고 봤던 영화 <나 홀로 집에>. 70~80년대 생이라면 누구나 케빈과 도둑들의 즐겁고도 유쾌한 케미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빈집인줄 알고 도둑질을 하려던 도둑들이 케빈에게 당하는 모습을 한 없이 즐겁게 웃으며 봤다. 그런데 알고보면 도둑들은 불쌍한 캐릭터. 케빈의 영리함과 당할 수 없는 행동으로 도둑들은 너무 많은 좌상과 화상, 타박상을 입게 되고 영화 속 모습이 사실이라며 아마 그들은 수십번의 목숨을 잃었을지 모른다. 알고 보면 불쌍한 캐릭터, 나 홀로 집에의 도둑들이다. 

세 번째, <톰과 제리>의 ‘톰’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 아저씨, <나 홀로 집에>의 도둑들과 비슷하다고 할까. 많은 사람들은 톰이 제리를 잡으려고 할 때, 제리의 영리함과 영민함으로 톰을 따돌리고 골탕먹이는 장면에 통쾌해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제리의 영리함은 사악하다는 단어가 어울릴 만큼 지나친 행동들이 많고 그에 어김없이 당하는 톰이 불쌍하게 느껴진다. 알고 보면 정말 불쌍한 캐릭터, 톰과 제리의 톰이다. 
 
재미로 알아본 ‘알고 보니 불쌍한 캐릭터들’. 무엇보다 많은 콘텐츠들이 우리의 가슴속에 아직도 풋풋하게 기억되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그 시절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2021년이 얼마남지 않은 지금, 어린시절 동심을 한 번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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